옥지영 "주인공 옆에는 언제나 제가 있어요"

[노컷인터뷰] 영화 ''언니가 간다''의 맛깔스러운 조연 옥지영

옥지영
옥지영(26) 하면 아직 낯선 사람들이 많을 지도 모르겠다.

그럼 이렇게 설명하면 떠올릴 수 있을까? 평단의 호평을 받은 정재은 감독의 2001년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의 그림을 잘그리는 음울한 고교생 지영이.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은채의 언니, ''넌 어느 별에서 왔니''에서 정려원의 친구, ''포도밭 그 사나이'' 윤은혜의 친구. 최근에는 더 활발했다. 영화 ''미스터 로빈 꼬시기''에서 엄정화의 사무실 직원, 그리고 최신작 ''언니가 간다''에서 고소영의 단짝 친구.


이쯤되면 뭔가 공통점이 느껴질 법도 하다. 옥지영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대부분 주인공의 친구나 주변인물을 소화해냈다. 앞서 열거된 여러 작품을 보면 대부분 히트작들에서 그는 항상 주인공 주변에 있었다.

그래서 옥지영은 스스로 말한다. "여러 작품에 나왔는데 그거 너였냐고 사람들이 나중에 물어요. 그만큼 제가 확실하게 각인되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커요."

모델 출신에 그것도 명작으로 꼽히는 ''고양이를 부탁해''에서 이요원, 배두나와 함께 주인공으로 첫 발을 뗀 본인으로서는 지금의 활동이 다소 허전할 수도 있겠다.

"왜 안그랬겠어요. 저도 욕심이 있는데요. ''아무리 해도 안돼는구나'' 하고 좌절도 했고 눈물도 쏟기도 했죠. 하지만 어느 순간 연기를 계속 할 거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좀 편해졌어요. 잘 할 수 있는 것을 잘하고 노력하면서 기회를 봐야지 하는 생각을 했어요."

세련된 외모와 차가운 이미지와는 달리 옥지영의 말투는 시원시원하고 거침이 없이 솔직하다. 옥지영은 연말 연초 이어지는 영화로 관객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바로 ''미스터 로빈 꼬시기''와 ''언니가 간다''다.

다니엘 헤니를 좋아하는 엄정화의 사랑의 훼방꾼이 된 같은 회사 직원으로 엄정화에게 긴장감을 불어넣더니(미스터 로빈 꼬시기) 지난 4일 개봉한 ''언니가 간다''에서는 고소영의 절친한 친구이자 한 남자를 두고 은근한 신경전을 벌이며 재미를 더하는 능청스런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170cm가 넘는 늘씬한 키에 중성적인 보이시한 매력이 돋보이는 옥지영에게 코미디의 이미지가 입혀져 묘한 엇박자의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감독님들이 그러세요. 안웃길 것 같은 이미지 때문에 코미디를 입히면 재미있을 것 같다구요. 근데 ''고양이를 부탁해''를 보신 감독님들은 또 그 때의 진지한 느낌을 좋아라 하시는데 그런 전 어느장단에 맞출까요? 호호호. 둘 다 제가 가진 색깔이라 생각하니 기분 나쁘진 않아요."

옥지영
최근 함께 한 엄정화와 고소영과의 작업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 "엄정화 선배는 진짜 언니 같은 소탈함이 느껴졌어요. 고소영 선배는 여배우가 쉽게 망가지기 어려운 지점까지 과감히 용기를 내는 것을 보고 놀랬죠." 두 30대 여배우에게 느낀 연기 내공은 나름대로 배울점이 많았단다.

톡톡튀는 조연을 연기하는 데 있어 자신만의 노하우는 없을까? 옥지영은 "매 장면마다 흐름이 이어지는 게 아니라 중간중간 들어가기 때문에 그리고 코미디 부분이 있어서 더 집중하고 한번에 잘 쏟아내야 하죠. "

단점마저도 장점으로 끌어내는 전도연을 가장 연기잘하는 선배 배우로 주저없이 손꼽는 옥지영은 앞으로도 코미디 연기에 한정짓지 않고 액션이나 휴먼드라마에 도전해보고 싶은 포부를 밝혔다.

"아직 멀었어요. 제 매력을 다 보여드리기에는 지나온 시간이 너무 짧았고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거에요. 그때까지 지켜보실 거죠? "당차고 시원스런 그녀의 목소리는 자신감으로 충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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