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작 초기부터 김혜수의 노출, 심의에 걸린 티저 포스터 등으로 관심이 끊이지 않았던 영화 ''얼굴 없는 미녀''의 개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영화 ''얼굴 없는 미녀''는 감각적인 영상으로 평단으로부터 주목을 받은 영화 ''로드무비''를 연출한 김인식 감독의 두번째 작품이다.
영화에는 김혜수, 김태우라는 두 연기파 배우가 중심을 지키고 있다. 시상식에서 대담한 의상으로 파격적인 아름다움을 선보이기로 유명한 김혜수와 지금까지 자연스럽고 편안한 연기를 선보인 김태우가 이번엔 이중성을 지닌 냉철하면서도 불안한 역을 맡아 연기호흡을 맞췄다.
분명 기존과 다른 새롭고 낯선 분위기의 연기를 펼친다.
![]() 정신과 의사 ''석원'' |
감독에 대한 믿음이 출연을 결정한 계기
두 배우 모두 감독에 대한 믿음 때문에 이번 영화를 선택하게 되었다는 후문이다. 김인식 감독이 연출한 장편영화는 <로드무비> 단 한 편이다.
김태우는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연극도 사실주의보다는 표현주의 실험극을 주로 본다. 영화도 새롭게 다가오는 게 좋았는데 그래서 이번 영화도 출연을 결정했다"라며 김인식 감독을 한껏 추켜세운다.
"출연을 결정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로드무비''다. 너무 영화색이 뚜렷하고 말하고자 하는 표현방식이 마음에 들었다"라고 말한 김혜수 역시 마찬가지다.
''장화·홍련''에 버금가는 스타일을 지닌 영화
김태우는 영화에 대해 소개를 해달라고 하자 ''고급스러운 영화''라고 설명을 한다. 언뜻 그 의미가 잘 전달되지는 않지만 예고편을 보면 김태우가 말한 ''고급스런 영화''라는 의미를 짐작 할 수 있다.
김인식 감독은 감각적인 영상을 만들어 내는 데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 전작 ''로드무비''에서는 동성애라는 쉽지 않은 소재를 다루면서 별다른 조명없이 자연광만으로 촬영을 해 색다른 영상을 만들어냈다.
''얼굴 없는 미녀''의 예고편에서 짧게 보여준 영상은 상당히 기괴하면서도 화려하다. 영화 ''장화·홍련''의 화려한 색, 복잡한 패턴의 배경이 돋보였던 미장센처럼 이번 작품은 화려하면서 모순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는 평이다.
내로라하는 스타일리스트로 꼽히는 김우형 촬영감독과 임재영 조명감독과의 치밀한 회의와 테스트를 거쳐 감각적인 영상을 만들어냈다.
![]() 민석과 지수의 앙상한 부부관계를 보여주는 침실 |
영화의 분위기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세트는 서울대 건축학과 김현철 교수와 윤주훈 미술감독의 공동작품이다. 고급스럽고 스타일리쉬한 공간들이 와인 빛 벽지와 불규칙한 기둥의 엇갈림이 자아내는 묘한 분위기로 연출 되었다.
또 각종 소품들은 김인식 감독이 직접 엄선, 유명 사진작가의 사진에서 국제전 입상작 판화, 고가 가구들 등 곳곳에 배치, 영화의 고품격 스타일을 강조하고 있다.
경계선 장애 환자 ''지수'' |
고혹적인 여주인공 ''지수''를 표현하기 위해 김혜수 본인의 화려한 의상과 특이한 소품들을 사용해 영화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드는데 일조했다.
경계선 장애를 앓고 있고 또한 매우 신경질적이면서도 예민한 성격을 지닌 지수는 일상에서 보통 사람들이 소화할 수 없는 과감한 의상과 액세서리를 착용, 복잡한 내면을 반영한다.
평소 ''영상이나 비쥬얼에 치우친 영화는 별로''라고 생각했던 김혜수도 ''''이번 영화는 색감이나 질감이 영화의 정서를 이야기 해주는 거 같다. 그런 감독과 함께 작업을 하게 되어서 좋다''''라고 평가했다.
서로에 대한 지나친(?) 칭찬, 촬영 분위기 알 듯
"배우로서 연기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김태우는 ''나의 인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자신의 경험을 반영해서 인생을 담아내는 것''이라고 부연설명을 하자 옆에서 김혜수도 거든다.
"저도 태우씨와 같은 생각이에요. 영화는 인생을 이야기 하고 배우는 인간을 이야기 하는 게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서로를 어떤 배우라고 생각 하는 지를 묻자 김태우가 기다렸다는 듯 거침없이 대답한다.
"멋있는 배우. 멋있는 여자. 의외인 게 너무 순수하고 배려가 깊어요. 좀 여우같아야 하는데 그런 게 없어요. 정말 아예 없어요. 평상시에는 너무 착하죠. 어린아이 같고, 매력 있고. 연기할 때도 참 편하게 해줘요."
자신이 생각해도 칭찬이 지나치다 싶자 "(버럭)이 정도 하면 됐잖아!", "더 써왔는데 어딨지?"라며 재치 있는 농담을 덧붙인다.
김태우의 유머에 시원스레 웃던 김혜수도 주저 없이 김태우의 매력을 얘기한다.
"김태우씨는 다른 사람의 작은 장점도 크게 받아들여요. 배우 이전에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이죠. 친근하고 부드러운 배우죠. 자기 목소리를 크게 주장하지 않지만 내적으로는 차곡 차곡 쌓아온 배우, 순리대로 준비하면서 발전한 배우 같아요. 그래서 지금보다 한해 한해가 더 기대됩니다. 저두 태우씨에게 자극 받은 부분이 있어요."
김혜수의 색다른 변신이 성공의 관건
김혜수는 자신의 연기하고도 이렇게 영화가 기다려진 적은 없었다며 큰 기대감을 표했다. 그도 그럴것이 지금까지 출연한 영화들은 (''닥터봉'',''YMCA야구단''등등) 꼭 그녀여야만 하는 역할이 아니었던 게 사실.
꾸준히 영화를 찍어 왔지만 김혜수의 스타일과는 맞지 않은 부분이 있어 자신의 소품까지 사용하면서 촬영한 이번 영화에 김혜수라는 배우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 심의에 걸려 다시 제작했던 포스터 |
김태우도 마찬가지다. ''접속'',''공동경비구역JSA''에서 편안한 이미지와 자연스런 연기를 보여주었던 그가 포스터 사진 단 한 장에서도 여자에 대한 집착에 광기어린 눈빛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편안한 미소를 지닌 김태우의 소름끼치도록 이중인격 연기를 기대해본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선영기자


경계선 장애 환자 ''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