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처형장면 동영상 유포 파문…''''피의 보복'''' 불러오나

성급하게 이뤄진 처형 과정에 비난 이어져

''''후세인의 처형은 정의를 재건하는 방법이 아니라 복수를 조장하고 새로운 폭력의 씨앗을 심을 것''''이다.

로마 교황청이 후세인이 처형된 뒤 공식 발표한 입장이다.

마치 예견을 했던 것처럼 교황청의 이같은 걱정과 우려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바로 사담 후세인의 마지막을 담은 2분40초 분량의 휴대폰 동영상 파문이 그것이다.

이라크 정부가 뒤늦게 동영상이 유포된 과정과 일부 사형 집행인들이 후세인을 비난한 점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지만 사태를 수습하기에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됐다.

이라크 말리키 총리의 보좌관인 사미 알-아스카리는 ''''일부 집행인이 부적절한 구호를 외쳤는데 이런 일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면서''''사형장에 휴대폰을 반입하지 않는다는 데 모두가 동의했었다''''고 말했다.

휴대폰 동영상은 이제 사실상 후세인에 대한 공개적인 살인행위로 비춰지면서 이라크에 화(禍)를 불러올 징조가 되고 있는 것이다.

존 프레스콧 영국 부총리는 2일 후세인에 대한 처형 방식이 "정말로 비참했다"면서 ''''휴대폰 동영상 유출은 절대로 납득될 수 없는 일이며,따라서 책임있는 사람들이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총리는 ''''처형 장면이 공개된 것은 미국의 힘을 과시하기 위함''''이라며,책임의 화살을 미국으로 돌렸다.

그는 ''''후세인의 처형 장면이 방송된 것은 다른 나라들에게 미국에 복종할 것인지 아니면 후세인처럼 공개적으로 죽음을 당할 것인지를 선택하라는 경고''''라고 주장했다.

이번 동영상 파문에 대한 비판은 미국 언론들로부터도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복수심에 눈 먼 시아파의 성급한 행동이 후세인을 범죄자에서 순교자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또 사형 집행을 위한 이라크 대통령의 서명이 누락됐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부시가 이라크를 망쳤다''''는 내용을 담은 <부시의 나라 망치기>제하의 칼럼을 통해 ''''미국이 후세인의 운명을 국제법이나 광역의 합법성을 가진 법원에 맡기지 않고,후세인 통치의 희생자였던 시아파와 쿠르드족에게 넘김으로써 후세인의 처형을 공정한 재판이 아닌 승리자의 보복으로 인식되도록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후세인의 처형과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미국 정부로서도 난감한 상황을 맞이한 셈이다.

급기야 미국 행정부 관리들은 파문이 확산되자 후세인의 신병을 이라크 정부에 넘기면서 적법한 절차의 이행을 요구했었다고 해명했다.

한 발 더 나아가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해 후세인에 대한 사형을 조기에 집행했다는 설명까지 덧붙이고 있다.

하지만 후세인 지지세력인 수니파들은 분노에 찬 복수를 다짐하고 있다.

더구나 휴대폰 동영상 파문은 그동안 시아파와 화해를 추진했던 중도 수니파 세력들 마저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후세인의 고향인 티크리트로 통하는 주변지역에는 현재 통행금지령이 내려져 있지만 후세인이 묻힌 오우자 마을에는 수니파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지고 있고,보복을 다짐하며 공중에 쏘아대는 시위대들의 총성소리가 그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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