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현 "영화선 마약중독 현실선 영화중독"

[별별인터뷰]데뷔 8년만에 영화 ''사생결단''으로 최고의 한해를 보낸 추자현

올해 충무로에서 두명의 여배우를 ''재발견''했다. ''상반기 추자현. 하반기 김혜수''라는 말이 온통 떠들석하다.

공교롭게도 둘다 ''팜므 파탈''에 가까운 치명적 여인의 모습을 보여줬다. 추자현은 ''사생결단''의 지영이로, 김혜수는 ''타짜''의 정마담으로 말이다. 여배우가 많다지만 정작 도전적이고 임팩트가 강한 살아숨쉬는 펄떡거리는 캐릭터를 발견하기란 쉽지않다. 그만큼 여배우에게 주어지는 캐릭터는 평면적이거나 몰개성으로 인색하다.

추자현과 김혜수는 그런면에서 ''패''가 잘들어왔다. 하지만 패가 잘들어온다고 어디 다 성공하랴? 그걸 어떻게 요리하느냐는 오롯이 배우의 몫인 것을. 추자현은 8년만에 김혜수는 20여년만에 그 진가를 영화에서 과시했다.

차기작을 고민하면서 각종 ''시상식의 여인''으로 화려하게 스포트 라이트를 받은 추자현을 노컷뉴스가 만났다. 한해가 가기전에 그녀도 이 영화 한편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행복을 정리하고 갈 필요가 있겠다 싶었다.

상복터진 여배우 추자현

불과 한 작품이다. 지난 4월 개봉한 ''사생결단''(최호 감독 MK픽처스 제작)말이다. ''이대로, 죽을 수 없다''가 데뷔작이었지만 그를 영화 중독에 빠지게 한 작품은 바로 이 ''사생결단''이었다. 그녀에 대한 평가는 영화의 200만 흥행과도 상관있지만 하반기 이어지는 각종 시상식에서 입증됐다.


맨 먼저 지난 7월 대종상 시상식. 신인여우상 트로피를 거머졌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10월 부산국제 영화제 기간중 열린 부산 영평상 시상식에서는 여우 조연상을 받았다. 11월 열린 대한민국 영화대상에서는 신인여우상과 여우 조연상을 동시에 타는 기염을 토했다. 대단한 파죽지세였다. 청룡영화상에서 아깝게 상을 놓쳐 충무로에서 말하는 그랜드 슬램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이내 또다시 젊은 영화감독들이 주는 ''''2006 Director''''s CUT 시상식''에서 신인 연기자 상을 또다시 받았다.

대한민국에서 영화를 찍고 받을 수 있는 굵직한 상은 다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말 꿈만 같아요. 연기하면서 처음으로 레드카펫은 정말 원없이 밟아 본 것 같아요. 제게 너무 과분한 상들이죠. 조인성 씨가 했던 수상소감이 생각나요. ''이 상이 독이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아요. "

8년차 여배우 추자현은 담담했다. 차분하게 지난 일들을 되돌이켜보고 있다. "사실 전 영화 촬영이 끝난 지난 1월에 이미 그 영화를 마음에서 비워냈는데 여러분들은 지금까지 온전히 내리사랑을 주시네요. 영화가 이런 것이라는 것을 이제야 깨닫네요. 그래서 앞으로 더더욱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요." 과거에도 그랬지만 이제 추자현을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이 시상식장의 추자현 모습만 기억할까 은근히 걱정된다고 한다. "시상식에 많이 나선 제 모습이 또다시 하나의 고정이미지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전 그냥 백지상태에서 새로운 작품에서의 캐릭터에 색깔을 입히는 저였으면 좋겠어요."

추자현은 ''사생결단''을 찍으면서 만난 겸손한 제작자와 스태프들로부터 받은 신선한 자극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다고 했다. "예전에 활동하면서 느끼지 못했던 쟁이적 기질, 오케스트라 화음같은 조화를 여러분들로부터 받았어요. 이제 그 자양분을 가지고 들뜨지 않고 다시 시작하려구 해요. "

추자현이 이후 새 작품을 빨리 결정짓지 않은 것도 결국에는 쉽게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작품을 신중하게 결정하려는 고민 때문이란다. 한두 씬 출연이 문제가 아니라 ''지영이''처럼 의미 있게 남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제 전 영화와 첫사랑을 시작한 것 같아요. ''사생결단''에서 ''마약중독''을 끊었지만 이제 저는 현실에서 영화에 중독된 것 같아요. 전 이 중독증을 끊지 않을래요." 연기의 참맛을 본 추자현에게서 연예인이 아닌 배우의 향이 풍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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