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그레타 덴마크 여왕의 차남인 요야킴 왕자는 1995년 연상의 아내인 홍콩 여성 원야리(文雅麗) 여사(42·알렉산드리아 왕자비)와 세계에서 가장 낭만적인 결혼식을 올린 바 있다. 왕자와 평민의 신분, 동서양의 차이, 연상의 나이라는 난관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왕자 커플은 결혼 생활 10년 만인 지난해 3월 니콜라이 왕자(6)와 펠릭스 왕자(3)를 남겨둔 채 합의이혼했다.
원야리 여사는 최근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교외에 2백만달러짜리 호화저택을 점찍었고, 왕자는 집 구입 비용을 지불하느라 1993년 왕실에서 물려받은 유일한 재산인 샤켄브로그 성(城)을 헐값에 팔아치워야 했다.
유틀란트 반도 끝에 있는 이 성은 왕자 부부가 결혼한 이후 줄곧 살았던 보금자리였다. 요야킴 왕자가 유일한 재산을 처분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결혼하기 전 맺은 약정서에 ''''왕자비는 이혼할 경우 왕실에서 받은 보석이나 물건을 임의로 처분하지는 못하되, 왕자는 매년 생활비를 전처에게 보조하고 집을 구입할 경우 집값을 문다''''는 규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왕자가 빈털터리로 고생하는 것은 덴마크 왕실이 유럽 왕실중 재정적 형편이 어려운 것과도 관련이 있다. 왕자가 결혼했을 당시 왕실은 덴마크 국민들에게 후원금을 내달라고 호소해 모금받은 돈 1천3백만 덴마크 크로네(약 21억6천만원)로 왕자의 보금자리 실내장식을 했을 정도였다. 마르그레타 덴마크 여왕은 재산 규모가 1천5백만달러다. 사촌인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5억달러 재산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한편 덴마크 왕실은 2004년 결혼한 프레데릭 왕세자와 마리 왕세자비가 결혼할 때는 마리 왕세자비와의 혼전 합의서를 마련하면서 ''''이혼할 경우 집을 사준다''''는 조항을 없앤 바 있다. 선견지명이 있었다고나 할까. 아니면 요아킴 왕자의 이혼을 미리 예상했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