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원에 펜션 ''''우후죽순'''', 허술한 법 악용


2000만 수도권 주민들의 식수원인 팔당 상수원 일대가 펜션과 전원주택의 난립으로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CBS는 세차례에 걸쳐 팔당 상수원 주변의 환경파괴 실태와 문제점을 집중 점검한다.

팔당 한강 상수원 일대는 한마디로 대형 펜션촌과 다름이 없었다.

경기도 양평군의 팔당댐 일대 북한강과 남한강 주변, 이른바 산수좋고 경치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전원주택과 펜션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부동산 경기가 불황이라지만 이곳에는 펜션 건설공사가 한창이었다.

양평군 대심리 입구, 즉 양수리에서 대성리쪽으로 북한강을 끼고 펼쳐진 야산 비탈은 뻘건 황토를 드러내며 흉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이렇게 잘려나간 산자락을 돌아서자 뒤로는 수십채에 이르는 펜션촌이 펼쳐져 있었다.

이어지는 산 중턱에도 새로운 펜션단지 공사를 위해 나무들이 모두 잘린 채 철근과 시멘트 등 건설자재 만이 나뒹굴고 있었다.

북한강과 맞닿아 있는 서종면 역시 학교 운동장의 대여섯배 크기의 펜션단지 신축공사가 한창이어서 산자락이 군데군데 잘려나가 있었다.

팔당 한강 상수원 일대는 대형 펜션촌

목좋은 곳에 펜션촌이 대거 들어서면서 환경훼손은 심각한 상태였다.

우선 산림이 크게 파괴되고 있었다. 지난 2001년 양평군에서 한 해 이뤄진 산지전용 허가는 520건이었다.

그러던 것이 2002년에는 630건으로 20% 이상 늘었고 지난해에는 850건으로 치솟았다.

팔당댐 주변의 풍광좋은 산지가 개발 목적으로 크게 망가지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만 1년 동안 팔당댐 주변에서만 개발이 허가된 산지는 30만평에 이르고 있다.

무분별하게 지어지고 있는 이들 펜션들은 산림훼손은 물론 각종 오폐수를 쏟아내고 있다.

한 지역 주민은 "사람들이 집 지었으니까 폐수들이 다 내려와 개울도 논도 다 망가졌다"며 "옛날에 먹었던 개울물을 못먹는 거니까 오염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산림훼손은 생태계 파괴나 미관상의 문제 뿐만 아니라 안전에도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여기저기 펜션공사로 파헤쳐 지면서 산자락이 끊기고 나무가 잘리고 있어 장마와 태풍이 몰아칠 때에는 산사태의 위험마저 높았다.

실제로 최근 장맛비가 내리면서 팬션 공사장에서 내려온 시뻘건 흑탕물이 팔당댐 한강으로 그대로 흘러들고 있다.

"옛날에 마시던 개울물 지금은 먹을 수 없어"

이같은 무분별한 주택 건설을 감독할 행정당국은 공사업체들이 보증보험에 가입해 있어서 문제가 없다는 말만 늘어놓고 있다.

경기도 양평군의 한 관계자는 "보증보험을 청구하면 십중팔구는 자기들이 알아서 복구를 해놓는다"며 "그렇기 때문에 토사 유실되는 건 있어도 산사태까지 간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보험에 가입해 놓았으니 별 문제가 없다는 말로 한 마디로 산사태가 일어나 토사가 유실되고 인적 물적 피해가 생겨도 돈으로 보상하면 되지 않느냐는 것이다.

"보험 가입되있기 때문에 문제 없어"

상수원 보호구역에 이같이 팬션들이 난립하는 이유는 교묘하게 법망을 피하고 편법으로 건설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방이 8개 이상일 경우 숙박업소로 분류돼 펜션은 상수원 보호구역에 들어설 수 없다.

하지만 7개 이하의 방을 갖추었다면 전원주택과 마찬가지로 펜션 건축이 가능하다.

현지 부동산 업자들은 이러한 법의 헛점을 악용해 얼마든지 팬션업을 할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부추기고 있다.

현지의 한 부동산 업자는 "집을 크게 지어서 방 7개를 만들 생각을 하지 말고 조그맣게 7채를 갖든지 해서 그런 방법으로 숙박영업으로 바꿔 버리면 된다"고 말했다.

또 현지 주민들의 명의를 빌려 펜션을 지으면서 6개월 이상 현지에 거주해야 한다는 법망을 피해가며 부당한 이익을 챙기고 있기도 했다.

특히 펜션 붐이 일기 이전부터 팔당 상수원 주변의 산림을 훼손하는 주범이었던 모텔은 최근에도 신축공사가 심심치 않게 이뤄진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었다.

숙박업이 금지된 지난 99년 이전에 허가받은 땅을 이용해 최근 건축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었다.

한강 상수원 주변의 숙박업 난립현상은 이처럼 허술한 법망을 교묘히 피해 활개를 치고 있다.

''방 7개 이하로 얼마든지 팬션 건립'' 법의 헛점 악용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 4월 8실 이상을 갖춘 편법적인 펜션을 숙박업으로 간주해 세금을 물리고 오폐수 정화시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미 건립된 펜션이나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펜션단지가 대부분 법망을 피해 7실 이하로 영업 중이어서 단속의 실효성은 사실상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7실 이하의 펜션건물이 집단으로 모여 100여개 이상의 방을 갖춘 펜션촌이 건립되더라도 법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는 뜻이다.

팔당 상수원 주민환경감시연대 정진성 대표도 "방 숫자를 7개로 못박아 놓은 것은 애매한 것이다"며 "팔당상수원 보호구역 내 모든 지역에는 숙박업을 지을 수 없게 돼 있는데 그 법을 제정한 의미가 퇴색됐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이번 달부터 단속에 들어가겠다고 했지만 펜션 분양업자들과 일부 주민들의 반발로 단속 시점을 내년 이후로 미루기로 해 상수원 환경 보호에 대한 당국의 의지를 의심케 하고 있다.

뒷북치는 행정에 환경 파괴에 무감하기만 한 정부의 소극적인 의지로 난개발 속에 방치된 한강 상수원의 몸살은 당분간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CBS사회부 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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