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vs 바른 우리말] 바바리코트 ==> 버버리코트, 트렌치코트

순환해야 할 말

찬바람이 불면 한껏 ''버버리코트''로 멋을 낸 중년 남자가 두 손을 코트 주머니에 푹 넣은 채 낙엽 쌓인 인도를 걸어가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버버리코트는 봄, 가을의 쌀쌀한 날씨에 입는 두껍지 않은 외투를 이르는 말로, 영국의 유명한 의류 회사인 버버리(Burberry)에서 만든 코트를 가리킵니다.

 영국은 유난히 비가 많이 오고 안개가 끼는 날씨가 잦다보니 이 회사에서 나온 방수 외투가 거의 필수품이 되다시피 했고, 그 회사 상품이 유명해지다보니 버버리코트가 보통 명사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분들은 흔히 ''바바리코트''로 부르는데 ''버버리코트''가 로마자 표기법에 맞는 표현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코트의 본래 명칭은 ''트렌치코트''가 맞습니다. 적의 사격을 피해 숨는 ''참호''라는 뜻의 ''트렌치(trench)가 코트의 이름이 된 것은 버버리사가 2차 세계대전 때 군인들이 참호 속에서 입었던 외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상품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트렌치코트가 유명해진 것은 명작으로 꼽히는 영화 ''카사블랑카''에서 험프리 보가트가 이 코트를 입고 나온 것과 관계가 있다고 합니다.    


▨ 우리말 알고 씁시다 ! ▨ 

 내 작은 가슴속에 이토록 사무친 그리움을 남기고 떠나간 그대는 바람 외로움 주고 간 갈바람 (중략) 이선희의 노래 ''갈바람'' 중에서... 

 어느 해인가 겨울 문턱 산행 길에 어느 한 산장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에 끌려, 가던 길 멈추고 지그시 눈을 감아본 적이 있습니다. 작은 체구 애절한 목소리, 낙엽이 질 때면 더욱 더 이 마음 스잔케 하는 당대의 인기스타 이선희의 노래 ''갈바람''이죠. 제 여동생이 좋아했기에 언제부턴가 귀에 익은 노래입니다. 

''갈바람'', 계절의 바뀜을 알리는 자연의 목소리 중에서 바람은 사람들로 하여금 가장 직접적으로 변화를 느끼게 하는 메시지입니다. 비교적 사계절의 구분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계절마다 바람을 지칭하는 말이 다릅니다. 이 노래에서 ''갈바람''은 뱃사람들이 서풍을 이르는 순 우리말입니다.  

 ''에에야 데야 에에야 데야 썰물에 돛 달고 갈바람 맞아갔소''하다 아낙네들은 모두 에에야 데야 샛바람 치거든 밀물에 돌아오소. ''에에야 데야'' 아낙네들은 그만 목이 메어 버린다.  -오영수, ''갯마을'' 중에서... 

 소설가 오영수의 대표작 ''갯마을''에는 아름다운 우리말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 ''샛바람''은 ''동쪽에서 부는 바람''으로 뱃사람들이나 어촌에서 쓰는 말이고, 농촌에서 그 바람을 ''동부새''라고 부릅니다. 이 밖에 남풍은 ''마파람'', 북풍은 ''된바람''이라는 고유한 우리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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