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전세기편을 이용해 카타르 도하로 떠나는 서장훈이 출국 전날인 27일 CBS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개인적으로 몸은 안좋은데…"라며 입을 연 서장훈은 "그러나 그 무엇에도 토 달지 않고, 열심히해서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이래 4연속 아시안게임 출전. 이미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금메달을 비롯해 은메달을 2개나 목에 걸었다.
12년째 아시안게임에 나서고 있지만 서장훈의 태극마크에 대한 책임감은 여전하다. 후배들에게 끊임없이 강조하는 것 역시 태극마크에 대한 자세. 그는 "예전에는 국가를 대표해 국제대회에 나가는 것은 굉장히 영광스러운 일이었는데, 그런 의미들이 퇴색된 면이 없지 않다"면서 "굳이 대표팀에서 뛰어야 하나…, 하는 생각을 선수들도 있다"면서 씁쓸해 했다.
"대충 때우다 가겠다는, 이런 생각이 아니라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훈련과 경기에 임할 것을 후배들에게 강조하고 있다"는 그는 "특히 이번 아시안게임은 세대교체의 의미도 있고, 선수들에게는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프로농구가 살고, 발전하기 위해 대표팀의 활약이 중요한 만큼, 많은 농구인을 대표해 나왔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해달라고 후배들에게 부탁했다"고 말했다.
서장훈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활약이 기대되는 후배로 하승진을 꼽았다. 하승진을 "우리팀이 갖고 있는 큰 무기"라고 표현한 서장훈은 "체격조건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다. 잠재력도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기술을 좀 더 발전시키고 정신적으로도 보다 더 강해진다면, 좋은 모습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에서 후배에 대한 기대감이 묻어났다.
그러나 2002년 아시안게임 때와 비교하면 불안함은 클 수 밖에 없다. 10여년간 대표팀에서 손발을 맞춰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었던'' 기존 멤버들이 대거 빠지고, 경험 부족한 영맨들로 구성된데다 프로농구 시즌 중간에 대표팀이 소집, 훈련시간 역시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 더욱이 부산 홈에서 치렀던 2002년과는 달리 중동이라는 낯선 환경과도 맞서 싸워야 한다.
"여러모로 좋은 조건은 아니다. 부상 선수도 있고, 중동의 텃세도 있을테고"라며 말을 흐린 서장훈은 "그러나 농구 좋아하시는 팬들에게 성의있는 플레이, 소속팀에서 하는 것 이상으로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면서 온 국민에게 만족감을 안겨주는 플레이를 보여주겠다는 약속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