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질 위험있다" 주의사항 미비…사망 이르는 TV 전도 사고

무게중심 앞으로 쏠려 아이들 깔리는 사고 노출… 텔레비전 관련 안전사고 올 한해 35건

장식장
제품 구조상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있는 텔레비전으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얼마 전에는 갓난아기가 텔레비전에 깔려 숨지는 사고까지 발생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와 함께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갑자기 유리깨지는 소리와 함께 펑펑 터지는 소리가 들려서 안방에 가보니 장식장 앞바퀴가 부서지면서 위에 있던 텔레비전이 앞으로 떨어져 있었습니다. 우리 애기가 TV를 보면서 그림도 그리고 하면서 자주 놀던 곳인데 하마터면 큰 사고가 날 뻔 했죠''''

부산 연제구에 사는 가정주부 강모(44)씨는 지난 5월에 겪었던 텔레비전 전도사고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53㎏이나 나가는 32인치 압축브라운관 텔레비전이 장식장 앞쪽에 놓여있다 무게를 견디지 못한 장식장 앞바퀴가 주저앉으면서 텔레비전이 앞으로 쏠려 넘어진 것. 사고 이후 강씨는 부서진 텔레비전을 버리고 또 다시 사고가 날까 봐 장식장의 바퀴를 아예 모두 뺀 채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가하면 지난 22일 부산에서는 9개월난 갓난아기가 텔레비전 받침대를 짚고 일어서다 앞으로 넘어진 텔레비전에 깔려 숨지는 사고까지 났다.

한국 소비자 보호원에 접수된 텔레비전과 관련해 발생한 안전사고는 올 한해만 모두 35건에 달한다. 지난 2002년 소보원이 텔레비전 전도로 인한 어린이 안전사고에 대해 소비자 경보까지 발령했지만 여전히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는 것.

텔레비전 전도


소보원에 따르면 브라운관 텔레비전의 무게중심은 대부분 앞쪽으로부터 20-30%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여기에 텔레비전 대형화 바람을 타고 인기를 끌고 있는 32인치 이상 브라운관 텔레비전들은 무게가 대부분 50㎏ 이상 나가는데다 최근 출시되는 브라운관 텔레비전들은 두께도 얇아 기존 텔레비전보다 오히려 무게 중심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다.

만 6살짜리 남자의 표준 몸무게인 24㎏인 것을 감안하면 어린이들의 자신의 몸무게보다 몇 배나 무거운 텔레비전에 깔릴 경우 치명적인 사고를 당할 수 있다.

사고방지를 위해 국내 제조사들은 사용 설명서에 텔레비전 전도사고에 대한 유의사항을 기재하고 있고, 볼트나 클램프 등을 통해 텔레비전을 벽에 고정시키는 장치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텔레비전 기능이 다양해지면서 대부분 서비스직원이 텔레비전을 설치해주고 있는데도 텔레비전을 고정시켜주는 경우는 거의 없고, 소비자에게 주의사항이 잘 전달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사고를 겪었던 강 씨는 ''''서비스 직원들이 설치를 하면서 무겁다는 말만 했지 쓰러질 위험이 있다는 이야기는 안해줬다''''고 말했다.

때문에 설명서 안쪽에 주의사항을 써놓고는 나몰라라 하는 제작사들의 태도도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다 명확하게 텔레비전 전도사고에 대한 주의사항을 전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또 소비자들도 볼트 등을 이용해 텔레비전을 벽에 고정시키고,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텔레비전 위에 올려놓지 않는 등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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