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 죽음의 책임은 다른 누구보다도 노무현 대통령에게 물어야 한다.

오창익 사무국장(인권연대)

[시사자키 칼럼]

김선일씨 사망 이후 계속되는 파병반대 집회에 대해 논란이 거듭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김선일씨 죽음의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가"입니다. 일부에서는 파병반대 투쟁에 노사모나 국민의 힘 등 친 노무현 그룹도 참여해야 집회 참가자도 많아지고, 정치적 의미도 커지는데, 이를 위해서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은 지양해야 한다고 합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노무현은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합니다.

어떤 사안을 바라볼 때, 특히 그 사안이 김선일씨의 죽음, 이라크 파병과 같은 국민적 사안일 경우에는 자신이 처한 정치적 입장이나,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세력에 유리한가 불리한가를 셈하는데서 잠시라도 자유로워진 상태에서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사회운동을 하는 사람들이나, 언론인들처럼 영향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일수록 더욱 그래야 합니다.


외교부의 직원들과 이라크 현지에 파견된 국정원 직원들이 김씨 피랍사실을 몰랐고, 상부 곧, 대통령에게 보고하지도 않았다는 것은 참으로 믿기 힘든 사실입니다. 오로지 정보수집과 정보보고를 위해 현지에서 활동하는 국정원 직원들의 존재 이유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AP 통신과의 전화 등 이런 심증을 더욱 굳게 하는 여러 가지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의혹을 떠나 정부의 ''파병방침 불변''이라는 입장 천명이 납치세력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너무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당연히 김씨 사망에 대한 가장 큰 책임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있습니다. 이라크 파병을 결정한 것도 노 대통령이며, 테러근절을 운운하며 파병방침 불변을 외친 것도, 외교부 직원에게 그렇게 떠들라고 지시한 것도 모두 노무현 대통령입니다.
노대통령에게는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넘어 실질적 책임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것은 주어진 사실을 정직하게 바라보지 않으려는 태도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언론개혁,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서는 미우나 고우나 노무현대통령과 열린 우리당과 함께 가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무엇을 위해 언론개혁을 해야 하고, 무엇을 위해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언론개혁과 국가보안법 폐지 따위는 인권을 위한 것이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전쟁이라는 가장 추악한 반인권 범죄 행위에 가담하고, 무고한 민간인의 희생을 짐짓 못본 척하면서/ 반인륜 범죄를 저지르면서까지 얻을 수 있는 그 무엇이 있다면, 우리는 그것을 인권의 이름으로 단호히 거부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시사자키 칼럼 인권연대 오창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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