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0년부터 1992년까지 32년의 시간을 담아낸 SBS 주말드라마 ''사랑과 야망(김수현 극본, 곽영범 연출)''이 오는 12일, 81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태준·미자, 태수·은환, 선희·홍조 부부를 중심으로 여러 빛깔의 인생사를 그린 ''사랑과 야망''은 지난 1986년 인기리에 방송한 드라마를 동일한 작가, PD가 20년만에 부활시켰다. 전작과 비교해 내용상 변화가 있었지만 각 인물마다 허투루 볼 수 없는 다난한 인생살이를 현실감있게 그려내 잔잔한 인기를 이었다.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종방연에는 드라마를 이끈 김수현 작가, 곽영범 PD를 비롯해 주요 출연진과 아역 배우부터 단역배우까지 모두 참석했다.
제작진과 함께 조민기, 한고은, 이훈, 이민영, 이유리, 전노민, 추상미, 정애리, 이경실, 이승연, 김나운, 이원종, 박준금 등 대부분이 출연진은 SBS 안국정 사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추상미는 "좋은 작품과 역할은 배우를 성장시키는데 정자 역을 통해 많이 얻었고 더 좋은 배우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고, 이훈은 "''사랑과 야망''을 통해서 인생을 배웠다"고 했다.
이유리는 "대선배님, 선생님들 속에서 좋은 캐릭터를 얻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인사했고 이경실은 "다음 작품이 빨리 들어오길 기다리고 있다"며 웃었다.
김수현 작가, "드라마는 보는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한다"
이날 누구보다 주목을 받은 사람은 다름 아닌 김수현 작가다. 좀처럼 공식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데다, 언론과의 인터뷰도 꺼리는 이유로 수많은 취재진은 김 작가에게 몰려 들었다.
하지만 인터뷰를 끝내 거부한 김 작가는 다만 "시대(70~80년대)를 표현하기 굉장히 어려운 악조건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최선으로 임해준 것에 감사하다"며 공을 연기자와 스태프에게 돌렸다.
이어 "(대본을) 특별한 생각없이 쓰는데 보는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한다"면서 드라마 결말에 두고서 "흘러가는 사람의 어느 부분에서 끝난다"고 했다.
김수현 작가와 1986년 원작에 이어 또 다시 호흡을 맞춘 곽영범 PD는 "시원 섭섭하다"는 소회를 밝히며 "40~50년전을 재현해 내는 게 가장 어려웠다. 당시의 모습을 담은 자료 테이프를 보고 ''그 때를 아십니까''도 구해 봤지만 자료가 너무 부족했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또 ''사랑과 야망''과 ''청춘의 덫''을 비롯해 김수현 작가와 ''수&영''이란 제작사를 설립해 함께 호흡을 맞추는 이유에 대해서는 "둘 다 성격이 괴팍해서 그런가…"라고 웃으면서 "나 보다 김수현 작가가 더 잘 아니까 함께 작업 할 때는 대화가 필요없다"고 했다.
이어 "TV드라마를 10으로 본다면 어느 드라마든 7은 작가의 힘"이라며 "2가 연기자의 몫이고 나머지 1이 연출자의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아무리 비슷한 연기자를 써도 작가 때문에 빛을 못 보는 경우가 많고 시청자들도 드라마를 결정할 때 배우를 따라가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다.
''예비 며느리'' 이민영, "괜찮다"
드라마의 안정적인 종영을 자축하는 자리인만큼 곽PD는 ''예비 며느리''이자 이 드라마에 출연한 탤런트 이민영에 대한 애틋한 감정도 숨기지 않았다.
"2달전쯤 아들(탤런트 이찬)과 이민영 씨의 교제 사실을 알았다"며 "(이민영이)괜찮으니까 (결혼을) 하라고 했다"며 멋쩍게 웃었다. "서로 불편한 짓을 왜 하냐"는 이유로 이찬, 이민영 부부를 분가시킬 생각이란다.
한편 잔잔한 흥행으로 막을 내린 ''사랑과 야망''을 이어 오는 18일부터 주진모, 이보영 주연의 ''게임의 여왕''이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