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코미디 영화는 아직도 욕설과 과장된 몸짓, 폭력이 필수 조건인가?
7월 9일 개봉하는 영화 <투 가이즈>(감독 박헌수)는 박중훈, 차태현이라는 두 배우의 출연만으로도 눈길을 끌고 있는 영화다. 박중훈은 두 말할 필요가 없는 국내 최고의 배우. 여기에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예사롭지 않은 코믹연기의 내공을 보여준 차태현까지 합류했다.
그만큼 웃음 기대치가 높은 영화다. 그러나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두 배우의 노력에 높은 점수를 준다해도 극장문을 나설 때의 아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두 배우의 환상적인 웃음 호흡, 관객들의 배꼽 탈취
대본에 의한 것인지, 두 배우가 엮어낸 환상적인 애드리브인지는 판단할 길이 없으나 자연스런 연기는 기대치를 충족시켜준다. 웃음연기만큼은 ''''역시 박중훈, 차태현!''''이라는 소리를 연발하게 한다.
그러나 종합예술인 영화의 감동은 출연배우의 연기력만으로 메꿔질 수 없는 법.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스토리의 진부함이다.
두 주인공이 아주 중요한 가방을 우연히 손에 넣게 되면서 국제 스파이 조직과 국가 기관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는 스토리부터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하다.
또한 불량 채무자를 손봐주는 박중태(박중훈 분)와 대리운전기사 김훈(차태현 분)은 험한 말을 입에 달고 산다. X발, X새끼, X나 등은 그들의 일상 용어다. 박중훈의 전작영화 ''''황산벌''''에선 ''''욕설의 재미''''라도 있었건만 이번엔 그런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다.
영화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욕설의 수위를 넘어서 이제는 출연 배우의 신체 조건까지 이용한다. 한마디로 언어로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여준다.
배우의 신체특징까지 동원한 억지웃음은 옥의 티
"누구? 입술이 코에 붙은 애? 입술이 코에 붙어서 숨이나 제대로 쉬나 몰라."(박중훈을 말한다.) 그의 팬이라면 이런 농담이 낯설지 않지만 영화의 격을 떨어뜨리는 옥의 티다.
뿐만 아니라, 영화의 홍일점 한은정 씨는 볼륨 있는 몸매로 ''''몸매연기''''에 그치고 말았다. 김훈이 지선(한은정)에게 전화를 할 때 묘한 숨소리와 신음 소리가 들려오고, 알고 봤더니 그게 윗몸 일으키기 하는 것이더라 하는 대목은 허탈한 웃음을 짓게 한다.
그리고 박중태와 김훈이 서로 티격태격 하다가 가운데 있던 지선의 가슴을 만지게 되더라 하는 것은 여성관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뿐만 아니라 식상함 그 자체다.
영화의 허전함 메꿔주는 감초 조연들의 웃음연기
이런 약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감초같은 조연 연기자들의 웃음이 또다른 재미를 준다. 영화 <투 가이즈>에는 손현주, 이혁재, 김애경, 박인환 등 수많은 유명 조연들이 출연한다.
잠깐씩 등장해 몇 마디 대사를 하지 않아도 감초연기자들이 쏟아내는 웃음은 스크린을 꽉 채운다. 다만 이번 영화를 위한 새로운 웃음연기가 아니라 기존의 캐릭터를 그대로 따온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손현주는 어딘가 모자란 듯한 수사관으로, 김애경 씨는 푼수 아줌마로 나온다.
무더위를 피해 극장을 찾은 관객들이 코미디 영화를 선택하는 이유는 억지로 짜내는 것이 아닌, 상큼하고 시원한 웃음을 바라기 때문이다. 영화관을 나서며 방금 본 영화의 한 장면이 생각나 저절로 입가에 웃음이 배어 나오기엔 영화 <투 가이즈>는 다소 부족한 것 같다.
노컷뉴스 이혜윤기자 eyang119@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