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친노직계로 분류되는 참여정치실천연대 김형주 대표는 신당창당 논의와 관련, "헤쳐모여식 신당 창당은 국민을 현혹시킬 뿐, 새로운 변화(대안)가 아니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김형주 대표는 26일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진행:신율, 방송 저녁 7:05-9:00, FM 98.1Mhz)과의 인터뷰에서 "선거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또는 내년 대선에서 질 것 같아서 하는 정계개편은 명분이 약하며, 단순히 분열됐고, 잘 안되니까 다시 합치자는 건 국민들에 대한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고 지적하고, "헤쳐모여식 신당창당을 하더라도, 새로운 인물이 없기 때문에 비슷비슷한 사람들끼리 다시 모일 것"이라며, 민주당 한화갑 대표가 주장한 헤쳐모여식 신당창당에 반대했다.
김대표는 당내에서 창당과 재창당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해서 "(현상) 유지냐 파괴냐의 관점보다는 우선순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서 조기 전당대회를 치루자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현재 비대위 체제가 전당대회전까지 그 소임을 다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혀 비대위 체제의 책임론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김대표는 또, 재보선 참패 원인을 노무현 대통령에게서 찾으려는 당내 일부 움직임에 대해서 "부분적으로 인정한다" 하면서도 "(정계개편 논의와 향후 정국운영 과정에서) 대통령의 탈당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않는다"고 밝혀, 대통령 탈당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 이하 방송 내용 #####
▶ 진행 : 신율 교수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출연 : 열린우리당 김형주 의원
- 당 분위기는 어떤가?
계속되는 패배로 우리가 더 많이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조적인 혁신 없이 그때그때 단면적 대응 갖고는 안 된다는 것이 대체적인 반응이다.
-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몇몇 의원들이 탈당한 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새로운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해서 헤쳐모여식 신당 창당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국민들이 정계개편에 대한 정확한 명분과 이해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 단순히 선거에서 계속 패배하기 때문에, 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렇게 가면 질 게 뻔하기 때문에 하는 정계개편은 국민 일반이 받아들이기에 명분이 약하다. 우리 당이 참여하는 정계개편을 논의한다면 그 이전에 국민들이 무엇을 바랐고, 왜 우리 당이 그것을 제대로 해주지 않아서 이 지경에까지 오게 됐느냐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있고, 그에 대한 대안과 비전, 그리고 그에 걸맞은 새 인물이 있어야만 정계개편이 가능하다. 단순히 분열됐기 때문에 잘 안되니까 다시 합치자는 건 국민들에 대한 책임 있는 방안이 아니다.
- 정계개편이 필요하다고 보나?
우리 당이 어렵다는 건 대다수 당 내외의 논의이기 때문에 정계개편 논의 자체를 무작정 안 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당은 140여명의 국회의원을 갖고 있는 집권여당이다. 그런 측면에서 당 내에서 새로운 돌파구나 비전을 생산하지 않는 상태에서의 막연한 정계개편 논의는 경계한다.
- 왜 실패했다고 보나?
17대 총선 이후 70%의 초선의원, 그리고 그 전에 소수 의원이었다가 갑자기 150명이 넘는 의원의 정당으로 되었고, 기간당원제나 유럽식 대중정당 모델을 갖고 오면서도 그것이 가져올 문제점에 대해 큰 고민 없이 창당되었다. 그런 것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해내야 한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개혁입법이 왜 이뤄지지 않았는지, 왜 국민들에게 더 가까이 가지 못했는지에 대해 실질적인 대응책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 창당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
창당 때 내걸었던 당원 중심의 정당, 지역주의 극복, 4대개혁 입법 등이 그렇게 간단하게 이뤄질 수 있는 게 아닌데도 불구하고 면밀히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창당했다. 그리고 국민들이 많은 기대 속에 총선에서 과반수의 의석을 만들어줬을 때, 그것을 보다 구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 창당부터 일정부분 실패가 잉태되고 있었다는 뜻인가?
좀 다르다. 분당이 잘못됐다는 측면과는 다르다. 분당의 실패로는 보지 않는다. 창당의 실패와 분당의 잘못은 구분되어야 한다. 다만 우리 당은 지역주의 극복, 정당개혁이라는 시대의 소명에 따라 창당됐고, 과반수 의석을 얻음으로서 열린우리당 창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와 정통성은 확보 받았다고 생각한다.
- 탄핵이라는 비정상 상태 때문에 그렇게 됐다고는 보지 않나?
그런 부분도 있지만 우리 당 창당의 기조와 명분이 없었다면 국민들이 탄핵 하나로 그 많은 의석을 주진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많은 기대가 있었는데, 우리가 그 기대에 철저한 준비 없이 갔다는 것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
-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창당 재창당을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는데, 열린우리당의 틀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유지냐 파괴냐의 관점보다는 우선순위와 순서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조기 전당대회라고 말은 했지만, 원래 우리 당은 2월 중순에 전당대회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2월에 설이 끼어있기 때문에 1월 말이나 2월에 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현재의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1월 말에 하는 게 좋다고 하는 것이다. 조기이긴 하지만 정상으로 전당대회를 하자는 것이다.
- 열린우리당의 틀을 유지하자는 측면에서 참여정치실천연대와 처음처럼은 같은 뜻을 갖고 있나?
그렇다.
- 만약 당내 다수 인사가 헤쳐모여식 정계개편에 동의해서 다른 쪽으로 많이 가버린다면 참정연을 비롯한 친노 직계의원들은 당을 끝까지 지킬 것인가?
그런 가설 자체가 쉽게 이뤄질 것 같지 않다. 17대 초선의원이 70% 가량이고, 몇몇 분들이 그런 선언을 한다고 해서 고구마 줄기 캐듯 쭉쭉 따라갈 것 같지는 않다. 우리가 당을 지킨다는 것도 당명 개정을 비롯한 무한정의 혁신 방안이고, 헤쳐모여식 정계개편을 얘기하는 분들조차도 과거와는 달리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지금 정국은 그렇게 새로운 인물이나 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헤쳐모여를 한다고 해놓고 결국에는 그 사람들끼리 모이는 건 국민을 현혹시킬 뿐, 새로운 변화는 아니다.
- 이번 선거 결과로 인해 비대위 체제의 책임론이 부각될까?
책임을 통감해야겠지만, 그동안 너무 잦은 리더십의 교체가 있었다. 실제로 새로운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닌 상태에서 현재의 비대위 체제는 전당대회까지 그 소임을 다 하는 것이 마땅하다.
- 노무현 대통령 때문에 열린우리당이 패배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노무현 대통령 탈당을 요구하는 의원들의 심정을 이해하나?
그런 부분도 있다.
- 노무현 대통령 탈당해야 한다고 보나?
이미 대통령께서도 언급하신 바와 같이 대선에서 대통령의 탈당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 같진 않다. 대통령 본인이 탈당할 수도 있다고 했지만 당에서 탈당하지 말라고 했기 때문에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당이 오락가락한 측면이 있다.
-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이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통령께서 어떤 결정이든 슬기롭게 하시리라 본다. 우리 내부의 문제가 더 심각하지, 대통령의 문제가 열린우리당 실패의 큰 원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