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후 다섯 꼬마 손님들이 청주지검(검사장 이준보) 352호 허수진 검사의 방문을 두드렸다.
꼬마 손님들은 청주 진흥초 6학년 김형교, 김영일군과 이유림, 류주희, 장은영 양으로 모두 법조인의 꿈을 가지고 있는 어린이들.
어린이들이 검찰청을 찾은 것은 청주지검 형사1부 허수진 검사와의 인터뷰가 약속돼 있었기 때문이다.
만남은 간단한 다과가 차려진 휴게실에서 진행됐고, 난생 처음 검찰청 방문에 다소 긴장했던 아이들의 모습은 허 검사의 따뜻한 미소에 이내 사라졌다.
2학년때 TV에서 재판 모습을 보고 검사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유림이는 검사가 된 계기를 물었고, 영일이는 고시를 준비하며 포기하고 싶은 적은 없었는지 가장 궁금했다.
형교는 하는 일에 남자와 여자 검사의 차이점은 없는지 물었다.
이밖에 검사도 범인을 직접 체포하는지, 피해자도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 보람을 느낀 일은 무엇인지 등 끝없는 아이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느라 허 검사는 진땀을 흘려야 했다.
검사와 변호사를 저울질하고 있던 주희와 은영이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검사가 하는 일을 듣고는 검사가 되기로 마음을 굳혔다.
결국 대화는 예정된 30분을 훌쩍 넘겨 1시간이 지나서야 끝이 났다.
이날 인터뷰는 자신들의 장래희망과 관련해 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직접 만나 대화내용을 글로 써 발표하는 어린이들의 학교 숙제를 위한 것이었다.
검찰이 견학 프로그램을 마련해 어린이와 청소년을 초청하고 대화시간을 갖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이처럼 아이들의 숙제를 도와주기 위해 시간을 내기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인터뷰 성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 여겨 "다른 직업을 조사해도 된다"고 일러뒀던 선생님도, 잔뜩 상기돼 "만남이 성사됐다"며 전해주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는 깜짝 놀랐다.
허 검사는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이지만, 실망할 아이들을 생각하면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며 "유쾌하고 즐거운 시간이었고, 아이들의 기대에 부응해 멋진 검사로 남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꼬마 검사 지망생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번 만남을 통해 검사가 벌만 주는 사람이 아닌 것을 확실히 알게됐고, 약한 사람을 돕고 봉사하는 검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과거 ''폭탄주''와 ''권위주의'' 등으로 상징되던 검찰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어린이들에게 꿈을 키워 주는 친근한 모습으로 바뀌어 다가오고 있다.
<다음은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제출한 인터뷰 내용中 일부>
검사와의 만남 (허수진 검사님과) - 진흥초등학교 6학년 5반 이유림, 김영일, 김형교, 장은영, 류주희
1. 검사가 된 이유?- 처음엔 약사가 되고 싶었단다. 그래서 서울대 약학과를 졸업했으나, ''약사''란 엄숙하고 조용한 직업이라 잠시 방황을 했었다. 그러다 기록을 조사하고 만들어가는 ''검사''란 직업이 내 적성과 맞고 사회에도 봉사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해서 이 직업을 택하게 됐다.
2. 검사를 하며 보람을 느낀 적은?- 사건 하나를 들려주마. 어떤 아주머니께서 남편이 죽고, 몇천만원이라는 전 재산을 털어 한 가게에 투자를 했단다. 그런데 가게 주인아저씨가 그 아주머니를 속여 그 돈을 빼돌렸지. 그 사건으로 가게 어저씨는 형벌을 받게 되었고, 며칠후 아주머니가 돈을 찾아 줘서 고맙다고 편지를 보내셨단다. ''정말 내가 잘 했구나''라는 뿌듯함을 느낀단다.
3. 검사를 하며 힘드신 적은?- 나쁜 사람인 게 분명한데 아무리 조사하고 찾아도 증거가 없을 때 정말 애가 탄다. 또 업무가 많아 야근할 때가 많아서 힘들기도 하고, 한 검찰청에 2년 밖에 머무를 수 없어서 정이 들 때면 떠나야 한다는 게 가슴이 아프단다.
4. 이곳 검찰청은 남자가 더 많은데 남녀 검사의 구별이 있나요?- 차이는 있지만 차별은 없단다. 주로 남검사는 강력 사건을 맡고, 여검사는 성폭력, 가정폭력 사건을 주로 맡을 뿐이지 그외 차별은 없단다.
5. 사법고시를 준비할 때 어떠 했나요?- 하기 싫어 운 적도 있고 포기하고 싶기도 했지만, 열심히 4년 동안 공부했더니 한 번에 붙었단다. 되고 나니 무척이나 뿌듯했단다.
6. 검사로서의 의무는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수사란다. 수사를 잘 하되 공정하게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7. 피해자에게도 보상을 해주기도 하나요?- 그럼. 사건 하나를 말해주마. 중학생이 피해자였단다. 각목으로 엄청 맞았더구나. 그래서 우린 정신적 치료, 다친 곳을 치료하라고 경제적 지원도 해준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