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의원은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특히 "저녁 식사를 하고 있는 중에 김생산자협의회 총무가 문을 밀치고 들어와 20~30분간 폭언을 퍼부었다. 말로 할 수 없는 모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어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일어나면서 상을 쳤는데, 그릇이 튀면서 깨져 어민 한 분이 다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의원은 또 "사건이 일어난지 5일이나 지난 뒤 실제와 다르게 알려진 것은 해남이 10.25 보궐 선거 지역이라서 다른 당에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이 든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취중 실수''라고 보도한 지역 신문사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강경한 입장도 밝혔다.
해당 어민 반응 "얼측없다"
이 의원의 지적대로 말로 할 수 없는 모욕을 줬다는 쪽의 반응을 어떨까? 당시 이 의원의 ''취중 폭언''을 처음 언론에 확인해 준 전남 김생산자연합회 (사) 해남지회 총무인 박미광(35)씨의 말을 들어봤다. 박미광 총무의 반응은 한마디로 "얼측없다"는 것이다. 황당하며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박씨의 진술에 따라 당시 상황을 재연해 보자.
박씨는 지난 12일, 전남 해남군 수협이 마련한 간담회가 마칠 때쯤 이 의원이 폐김 처리비용의 정부보조를 없애겠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 사실 폐김 처리 비용에는 김 생산자의 자조금(자발적인 기금, 박씨의 말에 따르면, 김 한자루 당 100원에서 200원 정도를 낸다고 함)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그러니 완전히 없애는 것은 안된다는 것이 생산 어민들의 민원이었다. 박씨는 이런 민원을 전달하기 위해 연합회 차원에서 진도 지부 총무와 함께 이 의원이 있다고 하는 해남 군청 부근 식당으로 향했다. 박씨 일행이 식당에 도착한 것은 8시 반쯤, 의원측에 면담을 신청했지만 식사중이어서 기다리기로 하고 일행과 함께 밥을 먹은 뒤 1시간 반이 지나서야 이 의원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의원이 있던 방으로 들어간 박씨 일행은 선채로 물김 폐기에 관한 어민들의 입장을 설명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이 의원이 "유선으로 하든지 자료를 가져와서 정식으로 면담을 하라"며 박씨 일행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씨는 한마디라도 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물김 폐기와 관련해 "예산을 주지 않으면 안된다"고 언성을 높였다. 순간 이 의원이 사기로 된 밥그릇을 내리쳤고, 일어서면서 물잔까지 깨뜨리며 폭언을 했다는 것이다.
이 의원측은 이후 식당 밖에서 항의하는 김생산자 연합회장에게도 ''거지같은 xx''라며 폭언을 하며 실랑이를 벌이다 당시 상황을 사진에 담으려고 하자 부랴 부랴 자리를 빠져 나갔다고 박씨는 전했다.
이 과정에서 이 의원 맞은 편에 앉아 있던 해남 수협 이사 김 모씨(55)가 얼굴이 찢어져 치료를 받았다. 박씨는 특히 "들어가가서 채 3분도 안되는 시간에 이같은 이들이 일어났는데, 어떻게 20~30분씩 의원에게 폭언을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자신의 말가운데 반말투가 섞여 있었다는 말은 이후에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욕설 등 폭언은 하지 않았다고 박씨는 주장했다 .
또 이 사건이 일어난 뒤 즉시 언론에 알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협회 차원에서 언론에 알리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이 면세유 문제 등 지역 어민들을 위해서 추진하고 있는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며칠 뒤 좁은 지역 사회에 소문은 눈덩이처럼 커져갔고, 결국 ''자신이 소주병으로 의원을 내리쳤다''는 말까지 돌자, 때마침 지역 신문 기자의 전화를 받고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해 준 뿐이라는 것이다.
박씨는 그리고 "면세유와 관련된 민원을 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런면서도 이렇게 까지 일이 커질지 몰랐다"며 "하지만 이 의원이 사과한 번 하면 끝날 일인데 자신이 피해자라고까지 말하는 것을 보니 해도 너무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일로 결국 자신과 동료 어민들만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과연 진실은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