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마님'' 영화 <열녀문> 44년만에 부활

신영균
마님과 머슴, 그리고 물레방아가 등장하는 원조 영화 <열녀문>.

44년전 제작된 신상옥 감독의 작품이 고화질로 다시 태어나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일반상영이 시작된 13일, 젊은 영화관객들의 열기로 뜨거운 부산 해운대 메가벡스 상영관 한켠은 44년전으로 돌아가 있었다.

관객들을 순식간에 스크린이라는 타임머신에 태운 마법의 작품은 바로 신상옥 감독의 <열녀문>.

1962년에 제작돼 원본이 북한에 있어 남한에서 상영이 어려웠던 작품이였지만, 2004년 대만 국립영상자료원에서 16mm 필름으로 보관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후 한국영상자료원이 필름을 입수, 올해 복원 작업이 시작됐다.

필름의 먼지를 털어내고 음향조절을 하는 정도의 복원 작업을 거친 후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객들에게 선을 보이게 된 것.

이날 상영관에는 당시 열녀문의 주인공인 배우 최은희(78), 신영균(80)이 함께 참여해 관객들과 대담을 가져 고전의 깊이를 더욱 실감케 했다.

지난 시간의 장막을 벗고 환생된 열녀문은 ''물레방아, 마님, 머슴'' 이라는 삼요소로 꾸며진 영화.

이제는 성인영화나 코미디 프로에나 나올듯한 소재지만, 그 이전에 무언가 다른 호소력이 원석 그대로 살아 있다.

최은희
바로 전통과 현대의 충돌. 근대의 변화를 실감하는 머슴 ''칠성''과 전통적인 사고에 젖어 있는 마님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그 갈등을 통렬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한국전쟁 이후 사라졌던 필름 속에 간직돼 있는 근대의 속도감과 그 안의 혼란을 이겨내야 했던 그 시대 젊음의 감성에 영화 상영이 끝난 후에도 기립 박수를 치며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열녀문을 열연한 배우 최은희씨 역시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한 후 "잃어버렸던 자식을 찾은 기분이다"며 감격에 북받쳐 몇분간 말을 잇지 못했다

함께 참석한 신영균씨도 "당시 세트장을 만들기도 힘들어 가뭄이 들어 논이 쩍쩍 갈라지는 장면은 가뭄이 드는 시기에 맞춰 진짜 논에서 촬영했다" 며 촬영이 길어져 겨울이 오면 배우들이 여름 옷을 입고 "입김을 내지 않기 위해 얼음을 먹고 촬영하기도 했다"며 당시를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