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입학 "공부만으로 안돼"…''우수성'' 입증자료만 책 한권

"20년 후 한국 먹여 살릴 인재 뽑는다"…재능·리더십 등 다양한 부분 고려해 선발·

"KAIST는 20년 후 한국을 먹여 살릴 인재를 뽑고 있습니다. 미래 한국을 이끌어갈 인재는 공부만 잘해서는 안 됩니다."

민족 최대명절 추석을 일주일 남짓 앞둔 지난 9월 27일부터 30일까지 KAIST(한국과학기술원, 총장 서남표)의 학생선발위원 18명은 수십 박스의 입학서류를 들고 강원도로 이동해 합숙에 들어갔다. 2007학년도 신입생 선발을 위한 서류 심사를 위해서다.

토요일까지 이어진 3일간의 긴 합숙 심사를 마친 후, 입학지원팀 사무실은 또 다시 서류 뭉치가 쌓였다. 이번엔 합격자, 불합격자를 분류해 정리하기 위한 작업이 남았기 때문. 서류 뭉치라고 하지만 두꺼운 책들도 다수 보여 도서 정리를 하는 듯한 느낌이다.


한국 최고 과학기술 대학으로 평가받는 KAIST는 입시 방식부터 타 대학과 사뭇 다르다. KAIST에 입학하기 위해선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와 함께 우수성입증자료를 제출해야한다. 특히 우수성입증자료는 책자로 만들어 제출할 정도로 입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 자료다.

이 자료는 고등학교 시절 받았던 각종 수상실적, 봉사활동 증명서, 연구 활동 리스트, 논문 등이 책 한권 분량으로 아주 상세하게 서술돼 있다. 실제 우수성입증자료를 들춰보면 수업시간에 풀었던 수학문제 노트까지 그대로 복사해 포함돼 있다.

성적보다는 재능을 위주로 선발

3박 4일간 합숙 평가를 실시한 학생선발위원들은 3인이 한 팀이 돼 이러한 자료들을 꼼꼼히 살펴보며 합격자를 골라낸 것이다. 입학정원 800명 남짓으로 일반 대학보다 수가 많지 않음에도 오랜 심사기간이 걸리는 이유는 바로 다량의 자료를 일일이 확인하고 평가해야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특히 내신에 나타나지 않는 능력을 발굴하는 것에 선발의 중점을 뒀다. 다방면에 특별한 재능이 있거나 리더십이 있는 학생, 글로벌 리더의 자질을 가지고 있는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고심을 했다. 이러한 선발 방침에는 서남표 총장의 인재 찾기 열정이 한 몫 거들었다. 서 총장이 입학본부에 직접 "숨겨져 있는 다이아몬드를 발굴하라"라고 특별 주문한 것이다.

성적 위주가 아닌 학생들의 자질을 파악하는 입시 방식인 만큼 KAIST에는 수석합격이 없다. 학교 내신이 하위권인 학생도 KAIST의 선발 방식에 적합한 능력을 보여준다면 당당히 합격할 수 있으며 고등학교를 수석 졸업했어도 KAIST에는 문턱을 넘지 못할 수 있는 것이다.

KAIST 관계자는 "올해 이변으로 여겨질 합격생이 몇명 나올 듯 하다"라고 밝혀 독특한 자질을 가진 학생들이 지원했음을 시사했다.

경쟁률 2.86대 1, 점점 높아가는 KAIST 경쟁력

또한, 올해 KAIST 입시 경쟁률은 예년보다 높게 나타났다. 2007학년도 학사과정 1차 모집 원서접수 결과 전년대비 376명이 늘어난 1천834명으로 2.86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낸 것. 이는 과학고, 영재학교, 일반고에서 고르게 증가한 추세여서 KAIST의 경쟁력이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특히, 양 뿐 아니라 질적 수준도 높아졌다. 외국에 있는 고등학교를 다닌 학생 중에는 ''조지 부시상''을 수상한 학생이 2명이나 포함돼 KAIST가 해외 유명 대학 못지않은 대학임을 증명하고 있다. 때문에 KAIST 측에서는 능력있는 학생들을 대거 탈락시켜야 하는 고민을 안게 됐다.

KAIST측은 이러한 현상이 다양한 혁신에 대한 의지가 학생들에게 전달 됐기 때문으로 평가하고 있다. 권동수 입학본부장은 "지난 한해 입시홍보를 적극적으로 한 것이 주효했다"라면서 "서남표 총장 부임 후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글로벌 리더 양성과 학사과정 교육 내실화 등에 우수 학생들의 관심이 증가한 듯 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모집정원의 140% 내외로 선발된 1차 합격자들은 오는 13일부터 이틀간 인성과 전문성에 대한 면접심사를 받게 된 후 24일 최종합격을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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