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 미군 젠킨스, 월북이 아니라 납치돼(?)


주한미군으로 복무중이던 지난 1965년 북한으로 월북해 일본인 납북피해자인 소가 히토미와 결혼한 것으로 알려진 찰스 로버트 젠킨스(62)가 자진 월북한 것이 아니라 납치됐을지도 모른다는 보도가 나왔다.


젠킨스의 조카 제임스 하이먼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와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하이먼은 ''''삼촌을 마지막으로 본 것이 4살 때이지만 삼촌은 정말 국가를 위해 충성을 바치는 군인이었다''''며 ''''항상 군복을 입고 있었던 것이 기억난다''''고 덧붙였다.

젠킨스가 사라진 것은 지난 1965년 1월 5일로 당시 자신의 소대를 이끌고 비무장지대 일대에 수색작전을 나갔던 젠킨스는 ''''풀숲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며 ''''소리를 확인하고 오겠다''''고 말한 뒤 돌아오지 않았다.

당시 이 사건을 조사했던 군수사당국은 ''''젠킨스의 사물함 위에서 가족에게 보내는 짧은 편지를 발견했다''''며 ''''편지에서 젠킨스는 나는 평양으로 가며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있다고 밝혔다''''고 주장했다.


수사당국이 탈영증거로 제시한 편지에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나는 북한으로 갈 것이고 내가 사랑한다는 말을 가족들에게 전해달라. 찰스가''''라고 적혀 있다.

그러나, 하이먼은 ''''우리 가족들은 젠킨스를 부를 때 한번도 찰스라는 이름을 쓴 적이 없고 로버트나 슈퍼라는 애칭을 썼다''''며 ''''필적 감정등을 위해 군당국에 편지의 원본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편지가 없어졌다는 대답만 들었다''''고 밝혔다.

사실상 군수사당국이 증거물로 보관하는 것이 없어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데 아무래도 젠킨스가 군에서 말하는 것처럼 탈영해 북한으로 자진 월북했다는 것이 석연치 않은 구석이 너무 많다는 것이 하이먼의 주장이다.

그러나, 미 국방부의 플렉스 플렉시코중령은 ''''젠킨스가 북한에 가서 선전영화 ''''말없는 영웅''''이라는 영화에 출연한 것만으로도 적에게 협조하지 말라는 군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젠킨스가 돌아올 경우 최소 6가지 죄목으로 기소가 가능하고 최고 5년형이 구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국방부의 주장에 대해 제대로 된 정보와 근거를 제시할 사람은 이제 젠킨스 본인 밖에 없는 것 같다. 지난 2002년 일본의 한 잡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처음 언론에 모습을 나타낸 젠킨스는 ''''북한에서 잘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든 것이 통제받는 북한에서 외국언론에 대고 마음에 있는 모든 것을 털어놓기는 어려운 일이다.

한편, 지난 2002년 10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의 북한방문을 통해 일본에 귀국한 젠킨스의 아내 소가 히토미는 ''''젠킨스는 좋은 남편이자 아버지이고 좋은 것이 있으면 항상 가족들에게 먼저 주는 사람''''이라며 ''''그가 내 영어교사로 일할 당시 외로웠던 우리는 서로 끌리게 됐고 1980년 결혼했다''''고 말했다.

지난주 고이즈미의 재방북 당시 일본측 관계자들은 젠킨스는 물론 딸인 벨린다와 미카에게 일본으로 돌아갈 것을 권유했지만 이들은 일본측의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컷뉴스 이서규기자 wangsob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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