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이별 얘기하는 댄스음악? 그건 개그다"

[노컷인터뷰] 4집 ''거북이 사요''로 돌아온 그룹 거북이

거북이


그룹 거북이는 스스로를 ''독립군''이고, ''호랑이''라고 했다. 남의 도움을 빌리지 않아 독립군이고, 집단생활을 거부해 호랑이란다.

웬 뜬금없는 소리인가 싶으면 터틀맨(랩), 지이(랩), 금비(보컬)가 보낸 지난 1년 6개월간을 추적해보자. ''악전고투''란 말이 절로 나온다.

터틀맨은 지난해 4월 집을 나서다 잡자기 쓰러져 심근경색 진단을 받아 대수술을 받았고 사경을 헤매다 2차례 수술을 거치며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지금도 매끼 10가지가 넘는 약을 챙겨 먹어야 하고, 몸에 좋다는 각종 한약재도 빠트리면 안된다.

통원치료 중인 순천향병원 부근으로 이사까지 했지만 싸워야 할 대상은 병마 뿐이 아니었다. 전 소속사와 음반 및 활동 수익을 놓고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휘말려 지금까지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다. 병 중에도 몇 차례 법원에 출두했던 터틀맨은 전 소속사의 터무니없는 맞소송에도 대응해야 했다.

"아둥바둥 돈을 벌었지만 수술대에 누워있으니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오히려 마음을 비울 수 있었고 누구와도 불필요하게 싸우지 않기를 바라게 됐다(터틀맨)."

"억울하지만 어쩌겠나, 다시 시작할 수밖에…"

몇 차례 수술과 치료를 거듭하며 건강을 되찾는 힘겨운 과정에서 터틀맨은 4집을 완성했다. 몸과 마음이 지쳤을텐데 프로듀서부터 수록한 모든 곡의 작사·작곡을 직접 해냈다.

"거북이는 무에서 유를 만드는 팀 같다. 억울하지만 어쩌겠나. 다시 시작할 수밖에…(터틀맨)"

병실에 누워 떠오르는 음을 휴대폰에 녹음했고 퇴원한 뒤에도 작업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이렇게 완성한 4집은 거북이만의 개성이 살아 숨쉰다. 무엇보다 전매특허 ''건전 가사''가 으뜸이다.


"파란하늘 향해 훨훨 날아가겠죠 어려서 꿈꾸웠던 비행기 타고 기다리는 동안 아무말도 못해요 내 생각 말할 순 없어요"라고 외치는 타이틀곡 ''비행기''의 노랫말은 전작 ''빙고''의 "모든 게 마음먹기 달렸어 어떤게 행복한 삶인가요 사는게 힘이든다 하지만 쉽게만 살아가면 재미없어"에서 이어지는 ''희망가''의 전형이다.

가사와 기교 없는 댄스음의 조화도 절묘하다.

"가사는 이별과 슬픈 사랑을 이야기하는데 음이 댄스라면 그건 모순"이라는 이들은 "이별하지 말자면서 춤추고 웃으면 그건 노래가 아니라 개그"라고 단언했다.

거북이


"우리 음악은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음악"

4집을 발표하자마자 각종 온라인 음악사이트 상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으지만 들뜨지 않은 모습은 의외다. 인기에 비해 시련도 잦았던 까닭일까, 신중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지금까지 겪은 상황이 절망이라 희망적인 가사와 음악이 나오는 것 같다. 사실 사는데 시련도 있어야 재미있지 않나. 1집때는 주변에서 ''저런 애들이 무슨 가수냐'' 심지어 세션들 사이에서도 ''거북이가 뜨면 손에 장을 지진다''는 말이 돌았다(터틀맨)."

이런 상황은 1집 ''사계''의 히트로 급변했다. 2집 준비 소식이 알려지자 유명 작곡가들이 곡을 주겠다며 접근했다. 거북이는 오기로 이들의 제의를 모두 거절했다. 그리고 모든 노래를 직접 만들었다.

"1집부터 주 테마는 신나는 세상을 즐겁게 즐기자는 것이다. 사랑이야기보다 신나는 음악, 그게 전부다. 꾸미지 않고 간섭하지 않는 노래는 거부감도 없다. 우리 음악은 잠이 잘오는 댄스음악이다(지이)."

노래만큼 작업도 유쾌하게 하는 이들은 잔뜩 흥분해 하루에 4곡씩 3일만에 모든 녹음을 끝냈다.

"거북이 음악은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음악이다"는 터틀맨은 "다만 장비를 없으니까 못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누구나 음악을 흥얼거리는데 그 음이 새 것이라면 그게 바로 작곡"이라고도 했다.

음악을 만들고 즐기는 것은 멀리 있지 않다는 설명일텐데, 자기 위치를 낮추자 더 분명해지는 존재감에서 거북이의 저력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