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하는 1시간 30분동안 강타는 ''아티스트''란 말을 계속 꺼냈다.
"강타&바네스로 아시아의 아티스트들이 자극받길 바란다"고 했고, "국경을 허문 그룹 결성은 아티스트 개인에게도 큰 도움"이라고도 했다. 해외 진출을 두고 꺼낸 "아티스트가 문화 상대성을 견지하지 않으면 국가간 마찰도 벌어질 수 있다"란 말에서도 어김없이 ''아티스트''가 들어있었다.
1990년대 중·후반을 제패한 아이들그룹 H.O.T를 거쳐 솔로로 활동 중인 강타의 경력은 어느덧 10년. 한류 1세대로 꼽히는 강타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의 말 속에서는 모든 것을 혼자 힘으로 완성하겠다는 각오가 서려있었다. 물론 그 완성이 곧 ''아티스트''란 것은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었다.
강타는 지난 4월말 대만 인기그룹 F4 출신 바네스와 그룹 ''강타&바네스''를 결성했다. 국내 연예인의 해외 진출은 왕성하지만 각국의 인기가수가 국경을 허물어 함께 활동하기는 드문 일이다.
강타&바네스는 5월 중순 첫 합작품 ''스캔들(SCANDAL)''을 발표하며 "나라의 벽을 넘는 우리의 첫 시도가 아시아 음악시장의 새 바람을 일으키길 바란다"고 했다. 그리고 대만과 일본을 찾아 존재를 알렸다.
2개월만에 돌아온 이들은 10여일간 국내에 머물며 방송출연과 팬사인회를 하고는 또 다시 홍콩으로 날아갔다. 집보다 호텔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두 사람을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잦은 이동으로 휴대전화를 이용한 작곡, 작사 실력이 날로 늘어간다"는 강타와 "해외 활동은 흥미롭고 자극을 주지만 내 침대를 그립게도 만든다"는 바네스를 만났다.
"서로의 가치를 크게 만들고 있다"
이들은 최근 중국어 버전과 뮤직비디오 메이킹 필름, 미공개 자켓 사진을 담은 ''스캔들'' 리패키지를 내놨다. 강타는 "재밌다"고 했다.
"각국 대표의 만남은 서로의 가치를 훨씬 더 키워준다. 우리의 만남 이후 나라간 결합을 원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앞으로 재밌는 아시아 음악 시장이 펼쳐지지 않을까. 강타&바네스에 일본 가수가 참여하고 중국 가수까지 합류해 사이즈를 키울 수도 있다(강타)."
"언어도 참 다양하다. 한국, 대만, 일본, 홍콩에서는 많은 통역사가 필요하다.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할 때는 일본어와 한국어, 중국어로 진행했다. 특별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바네스)."
지난 2004년 5월 대만에서 열린 ''금곡장 시상식''에서 만난 두 사람은 독특한 기획의도 아래 그룹을 결성했지만 국가간 문화 차이를 감수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어려움이다.
"한국은 대만과 달리 한 번에 여러 곳을 움직여야 해 일정이 많다(바네스)."
"대만은 토크쇼가 많은데 사적인 질문을 많이 묻는다. 한 번은 대만 신문에 내가 전날 저녁에 어느 식당에서 어떤 음식을 몇 인분 먹고 맥주를 몇 잔 마셨는지, 호텔로 돌아온 시간까지 나온 걸 보고 깜짝 놀랐다(강타)."
하지만 오랜 해외활동으로 문화 상대성에 대한 이해의 폭은 다른 가수들에 비해 넓어졌다. 특히 강타는 ''황당한 일을 겪더라도 각 나라의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는 요지의 대화를 나누던 중 아시아에서는 활동 조건이 가장 까다롭다는 중국을 예로 들며 확고한 견해를 밝혔다.
"한국 인기가수라도 중국에서는 인상 쓸 일이 생긴다. 스트레스 받을 수 있는데 사실 그 나라 상황을 알고나면 기분 나쁜 일이 아닌 경우가 많다. 중국에 처음 간 가수가 인상을 쓰면 그 쪽 기자들은 빨리 눈치챈다. 이해하고 접근하면 좋을텐데 아쉬운 일이 종종 벌어진다."
"3~4년 전까지도 내게 좋아하는 중국 가수나 배우를 물으면 솔직히 몰라서 대답하지 못했다. 어느 순간 ''이게 아니다'' 싶었다. 그 때부터 중국 문화를 공부했다. 아시아는 하나인데 그 안에서 한 나라의 문화가 높다, 낮다고 평가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
바네스는 강타의 의견에 대체로 수긍하지만 ''중국 활동에 익숙해졌냐''는 질문에는 "노(NO)"라고 답했다. 출연작 ''꽃보다 남자'' 방영 당시 중국의 소녀팬들이 등교 거부를 선언할 정도로 현지에서 높은 인기를 얻은 바네스이지만 여전히 사회주의 국가 중국에서의 활동이 편하지 않은 모양이다.
9월 22일~23일 中 인민대회당에서 외국 가수로 첫 콘서트
한국, 대만, 일본, 홍콩을 거친 이들은 마지막 시험대로 중국을 택했다. 다음달 22, 23일 외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중국 인민대회당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바네스는 "나 뿐 아니라 F4 전 멤버에게 넓은 곳을 향하는 문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타는 "정치적 의미가 우리나라보다 더 커서 한 달 전 중국 정부에게 공연 레퍼토리를 허가 받아야 하고 특수효과도 의상 노출도 한계가 있다"고 했다. 둘 다 걱정이 앞서지만 "장소가 어떻든 최대한 우리 스타일로 꾸미겠다"는 각오로 부담을 더는 중이다.
강타와 바네스는 인민대회당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각각 솔로 음반을 낸다. 물론 내년쯤 또 다시 뭉칠 계획이라며 "강타&바네스로 내년에는 더 큰 스캔들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성공 여부를 떠나 의미 깊은 첫 시도로 주목받은 강타&바네스가 내년에는 어떤 스캔들로 아시아팬 앞에 설 지 무척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