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가 처음 PC방을 열 때인 2004년만해도 미래는 밝아보였다. 초기투자만 해 두면 고정적인 수입으로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을 만큼의 생활비는 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씨의 예측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김씨의 PC방이 문을 연 이후 2년도 채 안돼 주변에 3개의 PC방이 새로 개업을 한 것이다. 비슷한 사양의 컴퓨터, 편의시설, 위치 때문에 김씨의 PC방 수입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엎친데 겹친격으로 올 초에는 경쟁 업소가 시간당 이용요금을 1,000원에서 700원으로 내렸다. 그나마 찾던 손님들의 발걸음은 뚝 끊겼다. 결국 김씨도 가격을 700원으로 인하했지만, 이번에는 또 다른 PC방이 요금을 500원으로 인하하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하루에 5만원도 못 버는 날이 태반입니다. 투자비 회수는 커녕 당장 운영하기도 힘든 실정이죠''''
김씨의 PC방은 지금 주변 경쟁업소와 마찬가지로 1시간 당 500원의 요금을 받는다. 하지만 대책없는 출혈경쟁이 과연 여기서 끝날지 김씨 자신도 자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막다른 길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손님 수는 그대로인데, PC방만 서로 가격을 내리고 있으니.. 몇 차례 다른 업소 사장들과 만나서 회의도 했지만 돌아서면 다 그만이에요''''
이런 와중에 얼마전 김씨의 PC방에''''그 남자''''가 다녀갔다. 40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는 썰렁한 PC방을 둘러보며, 안됐다는 표정으로''''대박사업''''을 권하고 갔다.
''''성인PC방'''', ''''딱 1,000만원만 투자하면, 하루 수백만원 이상 벌 수 있고, 수사당국에 적발돼도 벌금 몇백만 내면 된다''''고 소개한 그 남자는 마음이 결정되면 언제든 연락하라며, 명함을 두고 갔다. 손님 없는 PC방 카운터에 앉아 김씨는 연신 그 명함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한국PC문화협회에 따르면 최근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성인PC방의 거의 대부분이 이처럼 경영난을 이기지 못한 기존 PC방 사업자들이 스스로 불법 개조한 업소들이었다.
PC문화협회 관계자는''''전주시의 경우 약 400개의 PC방이 영업 중인데, 이 가운데 10% 가량이 전문 도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대부분 기존 PC방에서 도박프로그램을 설치·운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