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여배우 1호 김효선, "쌍문동 이효리 기억하세요?"

[노컷인터뷰]충청도 느와르 ''짝패''의 무술고수 4인방 중 홍일점으로 나선 김효선, 장쯔이 장만옥 같은 배우가 좋아

김효선
한국의 액션여배우 1호 김효선. 액션에 능한 여배우가 되고자 마음먹은지 햇수로 6년이다.

김효선, 정두홍 무술감독이 ''한국의 장쯔이'' 로 만들겠다고 야심차게 만들어온 ''작품''이다. 정두홍 무술감독이 운영하는 액션스쿨에 무작정 들어가 지난 6년여간 남자들도 힘들다고 버티기 어려웠던 스턴트와 와이어 액션, 갖가지 무술 과정을 온몸으로 체득했다. 액션스쿨에는 들어올때도 자유지만 나가는 것도 자유다. 스스로 얼마나 끈질기게 하겠냐는 집념과 목표가 중요하다. 결국 김효선은 6년여를 버텼고 이제 즐길줄 아는 여유를 갖게 됐다.

외모로만 봐서는 고등학교때부터 꿈꿨던 가수가 되서 매혹적인 시선으로 사람들에게 어필하기에 충분한 소스(?)를 갖고 있었음에도 김효선은 에둘러 한걸음 한걸음 황소걸음으로 지금 배우의 길을 가고 있다.


충청도 사투리 느와르를 표방하는 영화 ''짝패''에서 그는 여전히 갈증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에서 그는 충청도 지역 보스 이범수를 보필하는 네명의 젊은 무술고수 중 한명으로 싸늘한 공포의 냉기를 퍼트리며 시사회 관객들에게 쉽게 잊혀지지 않는 캐릭터를 남기고 있다. 여배우들에게서 볼 수없는 번뜩이는 무술 실력처럼.

김효선은 물론 간간히 작품에 출연한 적도 있지만 이번 ''짝패''야 말로 그 자신의 존재감이 묻어나는 시작의 꼭짓점으로 보고 있다.

한국 액션 여배우 1호 김효선

솔직히 어딜 봐도 액션 잘 할 것 같은 여배우로 보이지 않는다. 고소영을 닮은 듯한 도시적이고 세련된 외모는 그녀가 와이어를 달고 하늘을 펄펄 날고 360도 회전 발차기를 시원하게 내뻗는 우리나라 액션배우 1호라는 생각을 방해한다.

"''미인대회 출전 준비 하는 줄 알았다'' ''단증이 몇개에요?'' ''운동하고는 거리 멀게 생겼다'' 는 등의 호기심어린 질문이 참 많았죠. 저는 별로 제자신을 예쁘다고 생각 안하는데 주변에서는 고맙게도(?) 예쁘게 봐주시네요. 그래서 이미지와 상반된 제모습에 놀라시곤 하세요. 그게 사실 속으로는 묘한 짜릿함을 주기도 해요. 사람이 보여지는 그대로 겉과 속이 같다면 얼마나 재미없겠어요. 호호호."

김효선
사실 고등학교때까지 나름대로 여자들의 내숭도 있었고 소찬휘 같은 가수를 보고는 반해서 가수가 될 생각도 했던 터라 예쁘게 자신을 가꾸고 싶었단다. 그랬던 김효선은 2000년 정두홍 감독의 액션스쿨에 들어가면서부터 다시 출발선에 섰다.

테이블에 얼굴이 찍혀서 10바늘 꿰맨 오른쪽 이마에 아직도 흔적이 남아있다. 오른쪽 어깨는 탈골이 됐었고 허리가 삐끗해서 걸을 때마다 통증이 몰려와 눈물이 찔끔나기도 했다. 골반은 발차기 때문에 뻐근했고 무릎에는 항상 시퍼런 멍을 달고 산다.그래서 치마는 가급적 피한다. 발톱이 빠지기도 하고 고왔던 손은 이내 단련돼 여느 남자들만큼 단단했다.

손아귀 힘을 확인해보고자 잡았던 손에서 만만치 않은 악력이 느껴졌다.

쌍문동 이효리에서 한국의 장쯔이로

우리가 애초 김효선을 떠올릴만한 팁은 여러가지가 있다. 모 휴대폰 광고에서 화끈한 발차기를 보여주며 남자 상대를 엄청나게 몰아붙였던 적이 있다. 그 CF는 화제를 일으켰지만 본인이 화제가 되지는 못했다. 클로즈업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 사람들은 그저 무술 잘하는 전문 대역이라고 생각하고 지나가 버렸다. 누군가 자신이 그 역할을 했다고 나서서 떠들고 다니는 사람도 있었다고.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좀더 힌트를 드리겠다. 지난해 류승완 감독의 ''주먹이 운다''에서 매맞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극중 최민식을 사정없이 두들겨패는 ''쌍문동 이효리'' 역시 김효선이다. 두눈에는 실연당한 슬픔으로 마스카라가 다 지워진채 다소 코믹하게 등장했던 김효선이다. 최민식은 지금도 그녀를 보면 쌍문동 효리라고 놀리며 친근감을 표시한다.

''아라한 장풍대작전''에도 잠깐 얼굴을 비쳤고 정철 견우의 뮤직비디오에도 그녀의 흔적은 남아있다. 하지만 온전히 그녀의 것이라기에는 아직도 한참 모자란다.

20대 초반 한창 나이, 6년을 무술연마와 트레이닝으로 보낸 김효선, 배우를 하겠다고 나선 수많은 지망생들이 하는 방식과는 다른 길을 걷는 그가 이따금 지쳐포기하고 싶지는 않았을까?

"왜 그런 생각 안들었겠어요. 원래 무술 좋아하는 무술소녀도 아니었는데... 하지만 ''와호장룡'' 같은 영화 보면서, 그리고 액션스쿨 있는 선배들 보면서 지금 당장은 아니라고 해도 진짜 한국에도 제대로 된 액션영화 만들고 그 중심에서 활동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후회나 지치지 않아요. 아직도 해야 할 것이 얼마나 많은데요."

샌드백을 치는 주먹 하나하나에 그리고 발차기를 하는 순간 순간마다 고민은 계속됐고 그 고민을 떨치기 위해 하루 9시간씩 운동에 몰입할때도 있었다.

액션배우? 액션에 능한 ''배우''!

홍콩의 액션스타 장쯔이, 양자경, 장만옥을 좋아하지만 김효선은 확실히 말한다. "그들은 배우로서 액션연기도 잘하는 거지 액션전문배우가 아니잖아요. 제가 추구하는 것은 액션전문배우가 아니라 액션을 잘하는 배우가 되는 거에요."

액션배우와 액션잘하는 여배우, 분명 중요한 차이가 있지만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과연 그 구분을 잘 헤아리면서 자신을 평가할지는 미지수다. 이제껏 어느 여배우보다 뛰어난 장점을 갖게 됐지만 오히려 액션배우로만 치부되지 않도록 그녀가 풀어내야할 숙제가 다시 던져졌다.

"저를 액션이라는 한정된 틀안에 가두지 않도록 연기적인 면에서도 절 또다시 트레이닝 해야죠." 남들보다 손에 바르는 화장품이 두세배 더 많이 든다는 김효선. 그녀가 걸어온 남들이 걷지 않은 길에 대한 확신은 앞으로 점점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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