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후쿠다, 고이즈미-모리 총리후보 놓고 신경전 팽팽

고이즈미 모리
일본 자민당이 차기 총리후보를 놓고 신경이 곤두서있다.

현재 총리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아베 신조 관방장관과 후쿠다 야스오 전 관방장관. 두 사람은 오는 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둘은 집권 자민당 내 모리파 소속.

자민당 내 모리 파벌의 영수인 모리 요시로 전 총리는 ''킹 메이커''를 자처하며 후보단일화를 꾀하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가 지지하는 아베 장관을 견제하기 위해 후쿠다를 ''옹립''하려는 파벌 내 조정과정이라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후쿠다를 세우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조정으로 단일화를 꾀함으로써 파벌내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려는 게 모리 전 수상의 계산이다.

그런데 고이즈미 총리가 이를 정면으로 치받고 나섰다. 아프리카를 방문중인 고이즈미 총리가 "파벌내에서 후보를 단일화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후보 단일화''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것이다.


고이즈미 총리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자민당 내에서는 고이즈미 총리가 모리 전 총리의 움직임을 견제하고 자신이 직접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데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가 퇴임 뒤 영향력을 보장받기 위해 ''후계지명''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그동안도 "''고이즈미 개혁노선''를 지속할 사람이 차기총리를 맡아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해왔다. 이런 차원에서 강경파인 아베 관방장관을 지지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고이즈미 총리의 ''후보 단일화'' 부정 발언은 ''후보 단일화''를 꾀하려는 모리 전 총리를 견제하면서, 아시아 외교를 중시하는 온건파 후쿠다 전 관방장관 ''옹립'' 움직임에 제동을 걸려는 속셈이라는 시각이다.

일본 현지 언론은 후보단일화가 실패할 경우 후쿠다 전 관방장관은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젊은 아베 관방장관과의 대결을 꺼리고 있고 파벌 내 싸움으로 비춰지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자민당 내 총리후보 지명을 놓고, 모리 전 총리의 ''영향력 유지''와 고이즈미 총리의 ''영향력 탈환'' 싸움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