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성이론을 처음 발표했던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이 생애 마지막 몇년간 애인에게 시를 바치거나 전화를 걸어 잡담을 즐긴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저지주에 있는 프린스턴대학에서 아인슈타인의 마지막 애인의 일기가 발견됐다.
이 일기를 쓴 사람은 지난 1981년 80세를 일기로 숨진 요한나 판토바로 독일어로 타이프를 친 62페이지의 일기를 남겼다.
프린스턴대학 파이어스톤 도서관 관리자였던 요한나 판토바는 "일기장에서 아인슈타인이 75회 생일때 선물로 받은 앵무새와 농담하는 것을 즐겼고 방문객이 찾아오면 침대에 누워 아픈 척하며 사진을 위해 포즈를 취해줘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했다"고 적었다.
이 일기에서는 아인슈타인이 핵무기 경쟁과 광신적 반공주의를 주장한 조지프 매카시 상원의원의 공산주의 박해에 대해서는 비판적이었고 결국 이런 이유로 정치 자체에 대해 환멸을 느낀 것으로 묘사돼 있다.
판토바는 "한평생 시대의 전설이 되어버린 한 위대한 인물이나 유명한 과학자가 아닌 인간 아인슈타인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이 일기를 쓴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일기장에는 아인슈타인의 과학적 연구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
또, 장시간 아인슈타인을 알고 지냈지만 판토바는 겨우 1953년 10월부터 1955년 4월 아인슈타인이 숨질 때까지만 일기를 썼다.
아인슈타인보다 22살 연하인 판토바는 체코출신으로 지난 1929년 독일 베를린에서 아인슈타인을 처음 알게 됐다.
1939년에 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뒤에는 아인슈타인의 권유로 미국으로의 망명길에 올랐고 노스캐롤라이나대학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면서 아인슈타인이 1955년 76세로 숨질 때까지 연인관계였다.
이들의 연인관계는 이미 잘 알려진 일로 프린스턴대학측은 아인슈타인이 판토바에게 보낸 시와 편지, 사진을 소장하고 있다.
원래 이 물건들은 아인슈타인 사망 후 판토바가 프린스턴 미술박물관 관리자인 질레트 그리핀에게 판매했고 그리핀이 다시 대학측에 기증한 것들이다.
CBS노컷뉴스 이서규기자 wangsobang@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