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가수 ''멜로브리즈'' 팬은 ''다단계(?)''

[노컷인터뷰]1집 ''무드셀라 증후군'' 발표한 남성 듀오 멜로브리즈

멜로브리즈
소문이 무성했다. 음반 출시 전부터 소극장 콘서트를 무려 11번이나 열었던 신인그룹. 실력과 인기가 동반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이 일을 해낸 멜로브리즈(Melo breeze)가 드디어 데뷔앨범을 발표하고 가요계 접수에 나섰다.

멜로브리즈의 박상훈(26)과 김제경(25)은 데뷔 전 11번의 공연을 가능케한 팬들을 두고 "다단계 팬"이라고 했다. "1명의 팬이 10명 되기 어렵고, 그들이 또 100명으로 늘어나기는 힘들지만 일단 100명이 되면 1000명이 되는 것은 쉽다"면서 ''다단계 론''을 펼친다.

우스갯소리로 팬들을 설명하지만 실제로 무대에서 시작된 멜로브리즈의 인기는 예사롭지 않다. 2장의 싱글앨범을 발표한 뒤 이승환과 김연우 콘서트 게스트로 참여해 선배가수들의 팬을 자신의 편으로 꿰차오더니 이어진 단독콘서트로 저력을 과시했다.

팬들은 물론 가요 관계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은 것은 당연한 일. 이들이 내놓은 첫 번째 앨범 ''무드셀라 증후군''은 그래서 발표 자체만으로도 주목을 끈다.

리더 박상훈, 작사·작곡 물론 앨범 재킷도 손수 제작

좋았던 기억만 남긴다는 뜻의 ''무드셀라 증후군''이란 독특한 제목의 앨범에는 리더 박상훈 손길이 곳곳에 담겼다. 타이틀곡 ''모(冒) 메모리''의 작사 ·작곡은 물론 수록곡 대부분을 직접 만들었다. 앨범 재킷 사진도 모두 그의 작품. 재주꾼 박상훈을 두고 김제경은 "준프로 이상"이라며 "화성에서 온 남자같다"며 치켜세운다.

그런데 보컬 김제경의 ''경력''도 예사롭지 않은 건 마찬가지. 공연 횟수가 500회를 넘는다. 이유인 즉 17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해군홍보단 시절, 낙도 중학교부터 해군 장교 공연을 넘나들며 트로트에서 재즈까지 해보지 않은 장르와 오르지 않은 무대가 없을 정도다.


다양한 실전 덕에 할 이야기가 많아 보이는 이들은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 아픔이든 사랑이든 누구나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는 이야기를 노래했다"고 입을 모았다.

멜로브리즈
김제경, 김연우 뒤 이을 실력파 보컬리스트의 등장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2003년으로 거슬로 올라간다. 당시 박상훈은 호주 유학도중 입국해 작곡가로서 막 활동을 시작했고 김제경은 재즈를 익히며 솔로 음반을 준비 중이었다. 이듬해 첫 번째 싱글을 발표하고 지금까지 둘은 각각 작곡가와 보컬로 돈독한 우정을 쌓고 있다.

특히 박상훈에 대한 김제경의 신뢰가 단단하다. 김제경은 "교육받는 음악적 틀 안에서 딜레마에 빠졌을 때 다시 한 번 음악이 예술임을 알게 해준 인물"이라며 믿음을 드러냈다.

이들이 서로에게 갖는 신뢰는 듣는 이의 마음의 빗장을 소리없이 풀어내는 편안한 음악으로 이어졌다.

타이틀곡 ''모 메모리''는 담백한 발라드 곡이다. 특히 김제경는 가수 김연우를 이을 만한 보컬리스트의 등장을 알린다. ''기도'' 역시 근래 대중가요 앨범에서 만나기 어려운, 가슴을 채우는 따뜻함이 물씬 풍긴다.

"요즘은 강요하는 노래가 많다"고 지적하는 박상훈은 "우리는 솔직하고 진실된 노래를 부르겠다"고 했다. "영화에서도 주인공이 우는 영화는 진정으로 슬픈 영화가 아니지 않냐"고도 했다.

''올드보이'' 등 영화 스태프 참여한 뮤직비디오

노래뿐 아니라 ''모 메모리''의 뮤직비디오도 불 만하다. 영화 ''올드보이''의 정정훈 촬영감독을 비롯해 ''청연''의 최석재 조명감독, ''친절한 금자씨''의 미술팀이 참여해 잔잔한 멜로 드라마 한 편을 만들어냈다. 두 가지 버전으로 남녀 주인공의 각기 다른 시각을 담은 것도 특징. 이 뮤직비디오에는 박상훈의 아버지인 중견탤런트 박근형이 특별 출연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제 막 대중 앞에 나선 멜로브리즈는 "3~4년이 지나도 들을 만한 음반을 목표로 만들었다"면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짜 음악이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담백함으로 무장하고 ''질리지 않은 음악''을 향한 이들의 첫 발이 R&B 미디엄템포가 장악한 가요계에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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