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청춘만화''''에는 정말 ''''매끈하게'''' 생긴 두 남자 배우가 모습을 보인다.
''''웃통''''을 벗고 거리를 뛰며 서로 힘자랑을 하는 장면이나 태권도 시합에서 멋지게 발차기를 날리는 모습.
또 술집 화장실에서 몰래 샤워를 하다 ''''완전 알몸''''을 여성들에게 ''''서비스'''' 하는 장면까지 이 두 배우는 ''''꽃미남''''과 ''''몸짱''''이라는 단어를 대변하며 여성 관객의 눈길을 끈다.
두 배우의 이름은 모두 ''''상우''''. 주연 배우인 권상우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연기자. 하지만 여기에 이상우라는 신인 배우가 가세,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이미 권상우라는 배우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상우''''라는 이름이 이상우에게 부담스럽지 않았을까.
''''이름이 같아서 오히려 더 잘된거 아닐까 싶은데요. 사람들의 입에 한 번이라도 더 오를 수 있을 테고, 이름을 빌미로 권상우씨와 얘기할 일도 많아졌지요.''''
외모에서 풍기는 날렵함이나 날카로움과는 달리 이상우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사뭇 진지하면서도 여유롭다. 아니, 상당히 느리다할까.
여유로운 말투와 긍정적인 모습 만큼이나 연기자로 데뷔한 과정도 ''''급할 게 뭐가 있냐''''는 분위기다.
''''26살에 갑자기 연기자가 데뷔 제안을 받았어요. 그냥 평범하게 대학 생활을 하고 의장대에서 군복무를 하다가 정말 우연찮게 지금의 소속사 대표를 만난거죠.''''
흔히 키 크고 잘생긴 연기자들처럼 패션 모델 한 번 해본 적 없고 어릴 적부터 연기자를 꿈꿨다거나 하는 뒷이야기도 없다.
고려대 식품생명공학과에서 공부하던 공학도가 어느 순간 갑자기 연기자 지망생이 돼버린 것.
''''엄청나게 고민을 많이 했죠. 별로 생각이 없던 길이었으니까 당연한 과정이었겠죠. 결국 ''''할테면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당시 이상우를 움직인 생각은 요즈음 유행하는 말처럼 ''''대한민국에 안되는게 어딨냐''''는 것. 그렇게 데뷔, 가끔씩 CF를 찍어가며 연기공부에 몰두했다. 학교도 휴학, 연기에 ''''올인''''을 해봤다.
''''저 엄청나게 내성적이고 말주변도 없거든요. 당연히 연기에 소질이 없다고 판단했죠. 하지만 오히려 내성적인 성격을 고쳐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니까 연기 공부에 더 깊이 빠져들게 되던데요.''''
낚시를 가장 좋아하는 취미로 꼽을 정도로 느긋하고 느린 성격을 고쳐보려고 시도한게 KBS의 시트콤 ''''사랑도 리필이 되나요'''' 출연이었다.
''''청춘만화''''에서도 달리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싫은 그였지만 자신의 모습을 극복해보려는 시도로 각각의 연기에 임했다는 설명.
''''아직 연기 너무 못하죠. 하지만 앞으로는 더 나아질 것만 있다는게 희망적이잖아요. ''나날이 더 나아진다''는 소리를 들을때 제일 기분이 좋아요.''''
이제 영화 출연 2편, 시트콤 한 편 출연한 것이 전부인 ''''초짜'''' 연기자지만 느긋한 마음만큼의 자신감도 충분히 가진 듯 보인다.
''''영화를 수십 편 찍어서 배울 것들을 한 두편 하면서 다 배워가는 것 같아요. 어렵긴 하지만 경험을 통해 배우니까 안되는 것도 없는 것 같아요.''''
영화 ''''청춘만화''''와 올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내 청춘에 고함''''. 단 두 편의 영화 출연으로 한국과 일본에서 주목받는 배우가 된 이상우.
그의 느긋하고 긍정적인 생각이 연기자로서의 그의 모습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