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한경일은 진하게 이별했다. "상처로 1년을 망가져 살았다"는 그는 "할 짓 못할 짓 다했다"고 했다. 아픔을 달래려 술도 많이 마셨다.
그의 이별은 22살에 만나 3년간 교제한 동갑내기 연인의 느닷없는 통보였다. 처음 같은 대학교 친구로 만났지만 3년동안 둘의 입장은 가수와 학생으로 또 가수와 직장인으로 바꼈다. 여자친구는 가수인 남자친구를 부담스러워하기 시작했고 이별을 결정했다.
이별 뒤 내내 힘든 시간을 보낸 한경일은 "지금까지도 그 사랑은 진행형"이란다. 그래서 일까, "죽을만큼 사랑했는데 사는 동안 사랑할텐데 너 아님 안될 사람 버리고 가는 너잖아"로 시작하는 신곡 ''사는동안 사랑은 없어도''를 부르는 그의 목소리는 깊이있다.
"사랑도 이별도 한 꺼번에 쏟아낸 음반"
한경일이 4집 ''비코즈 오브 유(BECAUSE of YOU)''로 돌아왔다. 3집 뒤 2장의 디지털 싱글을 내놓았지만 정규앨범은 1년 6개월 만이다.
3장의 앨범을 연속 발표하며 공백없이 3년을 꼬박 활동한 그에게 통째로 주어진 4계절은 낯설었다. 컴퓨터 게임에 빠져봤고 여행도 다녔다. 그렇게 1년을 지내고 앨범 작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또 다시 6개월을 보냈다.
3집에 이어 "한경일을 가장 잘 안다"는 이상준 프로듀서가 감독한 이번 음반은 ''맞춤곡'' 16곡이 수록됐다. 프로듀서와 작사·작곡가가 있지만 한경일은 "사랑도 이별도 한꺼번에 쏟아낸 음반"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준비가 안돼서 아직도 잊어 줄 자신 없어서 지난 기억을 다시 꺼내보고 놓지 못한 나인데(''틈'' 중)", "나의 가슴엔 늘 니가 많아서 또 눈물에 천 배쯤 불어서 이젠 숨 쉴 때마다 걸음 옮길 때마다 난 조금씩 거라앉아(''추억의 무게 중)", "웃어봐도 목이 메이죠 눈물이 차올라 끝내 그댈 지켜내기엔 내가 너무 모자라(''흐르는 강물처럼'' 중)"
"뻔뻔하지 않아 무대는 지금도 떨린다"
모조리 아픈 노래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정통 발라드 앨범이란 점에서는 반갑다. 가창력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발라드 가수군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확실히 성장한 모습이다. 하지만 정작 한경일은 "요즘에는 겨울에도 댄스가 주류다. 댄스는 계절이 없다. 추세로 보면 발라드 한 물 간 듯 하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소의 아쉬움은 차치한다면 그가 발라드에 갖는 자부심은 대단하다. "감성에 가장 먼저 와 닿는 장르"라며 "당분간 음악 분위기를 바꾸고 싶지 않다"고 했다. 장르에 대한 자부심은 "4집 작업은 하면서도 만족스러웠고 스스로에게 떳떳한 음반"이라는 신보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성숙함에 당찬 자신감까지 더해진 27살의 이 가수는 뜻밖에도 "뻔뻔한 성격이 못돼 무대는 지금도 떨린다"고 고백하며 머쓱한 듯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