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가 강력범죄를 차단한다?
최근 경찰이 첨단 범죄정보 시스템을 이용해 강력범 소탕에 나섰다. 경찰이 도입한 ''나비 시스템(나비형사활동)''이 그것.
''나비''는 네비게이션(Navigation:항법)의 줄임말로 범죄 피해자의 신고를 통해 범죄장소와 이동경로, 시간, 범죄수법 등 발생범죄 정보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분석한 데이터를 토대로 치안수요지를 발굴해 경찰을 집중배치하고 범죄를 예방하는 시스템이다.
''나비 시스템''은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를 의미하기도 하는데, 1주일에 1~3회씩 특정지역에 경찰을 집중 배치해 순찰을 강화하면 인근지역의 범죄까지 억제가 된다는 것이다.
경찰청은 지난달 22일부터 이 시스템을 전국 일선 경찰서에 도입하고 민생침해범죄와 함께 강력범죄 특별단속에 나섰다.
이 시스템의 개가는 부산에서 먼저 올렸다.
경찰은 지난 20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모 아파트 앞에서 여대생(19)에게 아르바이트을 알선해주겠다며 접근한뒤 승용차로 납치·성폭행하고 돈까지 빼앗은 부녀자 연쇄납치 성폭행범을 ''나비(NAVI) 형사활동 시스템''을 통해 검거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나비 시스템을 활용해 관내에서 발생한 수년 동안의 성폭력 범죄를 분석, 오전 시간대에 해운대 신시가지에서 피해자를 납치한뒤 정오에 기장쪽으로 끌고가 성폭행하는 유형이 가장 많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해운대경찰서는 범죄정보 분석 결과를 토대로 사건당일인 20일 오전 해운대 인근에 형사 30여명을 집중배치해 순찰활동을 벌이다 오전 11시쯤 기장 방면으로 형사들을 이동시켰다.
결국 이날 오전 해운대구 모 아파트 인근에서 여대생을 납치해 11시30분쯤 기장쪽으로 이동하던 범인의 차량을 발견하고 달아나던 용의자를 30분간의 추격전 끝에 검거했다.
그동안 첨단 수사기법을 이용한 미국 과학수사대의 활약을 그린 외화시리즈 CSI 등이 국내 경찰의 과학수사 수준과 비교되기도 했지만 한정된 자원에서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범죄분석 시스템 도입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한편, 경찰청은 ''국민생활 안전확보 100일 계획''을 추진하고, 과거의 딱딱한 형식에서 벗어나 디자인개념이 반영된 홍보명함과 범죄 신고엽서를 제작, 전국 수사경찰 및 경찰관서에 배포해 ''나비 시스템''과 연계해 범죄 취약지역에서 적극 활용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