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제작비 350억원이 투입되는 SBS 100부작 대하드라마 ''연개소문(이환경 극본, 이종한 연출)''이 ''통 큰'' 제작비만큼이나 의상도 ''메가톤급''으로 제작중이다. 의상비는 전체 제작비 중 6%에 해당하는 약 20억원으로 웬만한 미니시리즈 한 편 제작비와 맞먹는다.
높은 의상비가 드는 이유는 ''국내 생산''을 고집하기 때문. 제작진은 고구려 의상을 모두 국내에서 만든다. 우리 정서에 맞춰 현실감을 살리고 옷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여기에 고급소재를 사용해 질을 올렸다.
근래 사극이 제작비 절감을 위해 중국에서 의상을 주문, 생산하는 것과 비교한다면 고구려 의복 재현을 위해 제작진이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짐작할 수 있다.
''연개소문'' 의상을 총괄하는 SBS 아트텍 이혜련 부장은 "우리나라 의상을 중국에서 제작하면 아무래도 중국 분위기가 담길 수밖에 없어 현실감이 떨어진다"면서 "''연개소문''의 고구려 의상은 철저한 고증을 거친 역사 복원의 의미가 크다"고 국내 생산의 이유를 밝혔다.
반면 고구려와 함께 극의 중심을 이루는 수나라, 당나라 의상은 중국에서 제작한다. 비용 절감도 있지만 중국적 색채를 자연스럽게 담기 위한 이유가 크다. 수수한 고구려 의상과는 달리 수·당나라 옷은 황색과 빨강색을 기본으로 호랑이, 용 등 화려한 문양을 곳곳에 새겨 넣었다.
고구려 의복 재현 위해 1년간 각종 역사서 수집
드라마 사상 처음으로 고구려 정사(正史)를 다루고 있는 ''연개소문''은 이야기 전개는 물론 세트와 의상에서도 철저한 고증을 필요로 한다. 역사 재현을 위해 집필을 맡은 이환경 작가는 자료수집을 위해 1년간 50여 권의 전문서적과 200여 편에 달하는 논문을 분석했을 정도다.
극본도 극본이지만 사극에서 자주 다뤄져 의상 기반이 탄탄한 조선시대와는 달리 처음부터 새로 시작해야 하는 고구려 의상은 제작진의 또 다른 어려움이다. ''눈''으로 가장 먼저 확인되는 것이 의상이라 극본만큼 치밀한 고증을 요하기 때문이다.
사료와 차이없는 재현을 위해 이 부장은 "1년전부터 자료수집을 시작해 고구려 벽화가 수록된 책을 닥치는대로 모았고 역사서에 기록된 의상 자료도 하나씩 수집했다"면서 "고구려 뿐 아니라 수나라와 당나라도 비중있게 그려질 예정이라 중국의 역사서도 빼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렇게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아트텍 소속 6명의 디자이너들이 3국의 의상을 디자인해 지난해 11월부터 제작에 돌입했다.
고구려 의상은 국내 제작, 수·당나라 의상은 중국에서 제작
국적과 시기가 조금씩 다른 3국 의상은 각 나라별로 특징이 분명히 나뉜다.
먼저 고구려 옷의 기본 색은 짙은 갈색과 청색. 여기에 뿔이 달린 투구와 바지 갑옷도 ''연개소문''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실제로 고구려 장군들이 전쟁 중 입었다는 바지 갑옷은 이혜련 부장이 가장 역점을 두고 제작 중인 의상으로 한 벌 제작비가 400만원을 호가한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주인공 연개소문(유동근 역) 장군의 의상은 짙은 갈색 갑옷과 투구에 달린 뿔, 말이 착용하는 갑옷 등으로 제작됐다. 집요한 성격의 수양제(김갑수 역)는 주로 검은색 옷을, 호방한 성격의 당태종(서인석 역) 의상에는 화려한 장식을 가미했다. 하지만 이 부장은 ''일급 비밀''이라며 주요 인물이 입을 의상 사진은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수나라 의상 제작은 모두 끝난 상태. 당나라 옷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고구려 의상도 함께 만드는 중이다.
이 부장은 "드라마 초반에 중요한 의상 제작을 마칠 계획이지만 드라마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지 예상할 수 없고 극 도중 등장인물이 늘어나기 때문에 100부작이 끝나는 내년 초까지 의상 제작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구려 시대 의상 재현에 심혈을 기울리고 있는 ''연개소문''은 SBS 주말드라마 ''하늘이시여'' 후속으로 오는 6월 첫방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