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성인취향의 소프트코어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의 한국 모델 선발대회가 얼마전 열렸다. 선발대회는 사실상 란제리 심사이외에는 별반 다른 미인 컨테스트와 다를 것도 없는 평범한 선발대회로 평가받을 정도로 얌전(?)했다.
늑대의 심리를 조금이라도 내재한 성인 남성이라면 야릇한 상상을 떠올리기 쉽겠지만 선발대회에 나선 꽃다운 젊은 여성들은 이대회를 국내에서 한해에만도 수십여개가 넘게 열리는 미인 선발대회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 듯 했다.
1위부터 3위까지 대회를 통해 수상의 기쁨을 맛본 이파니(20), 전지은(20), 문지혜(21) 등 플레이보이 한국 대표 3명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들은 성숙미 넘치며 여인의 향기를 짙게 뿌리기 보다는 오히려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한 풋풋한 새내기 같은 스무살 소녀 이미지를 풍겼다. 꿈은 꿈꾸는 자의 특권이라 했던가? 이들에게서 앞으로 하고 싶은 꿈을 위해 "이제 한 계단 디뎠을 뿐"이라는 당돌함이 인상깊다.
아무래도 다른 대회에 비해 여러분에게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을까요?
전지은 : 대회가 끝나고 나서 인터넷으로 댓글을 보다보니 안좋게 부정적으로 보시는 분들도 있는데 한쪽눈으로 보시지 않으셨으면 해요. 대회에 선발됐다고 해서 이것이 다는 아니잖아요. 제가 앞으로 노력하고 변화되는 모습을 지켜보시면서 양쪽눈으로 온전하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럴려면 제가 열심히 해야겠죠. 호호호.
이파니 : 아무래도 첫 이미지가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여성이다 보니까 섹시함을 많이들 찾으시는 것 같구요. 플레이보이 모델이 해외에서는 나름대로 인정받고 있는 것은 그만큼 자기관리를 잘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도 아름다운 누드를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이미지 관리와 자기 철학을 가진 모델이라는 진정성을 보여준다면 응큼한(?) 상상만 하시지는 않으시겠죠?
문지혜 : 무리한 작업은 하지 않을 거에요. 하지만 내 스스로가 수긍하고 그것이 남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작업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죠. 합숙하면서 느낀건데 모였던 친구들이 저마다 방향은 틀려도 나름대로 자기 주관이 뚜렷했어요. 이 친구들을 보면서 ''아 내가 생각못한 다른 부분도 있구나'' 하고 깨우쳤죠. 얼마나 보여주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보여주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연예계 진출이 꿈이라는데 그리 만만치 않을텐데요?
이파니 : TV를 보다보면 나도 저정도는 노력하면 될 수 있겠다, 잘 될 거라는 희망과 긍정적 사고를 해요. 중학교 때 이후로 연극무대를 좋아했어요. 무대위에서 나를 표현하는 것이 즐거웠어요. 대학에 이번에 입학했는데 방송연예과에 들어가려고 1년여동안 연기 준비도 하면서 정안되면 고등학교때 수련원 교관 같은 걸 했는데 그걸 할까도 생각했죠. 하지만 이제 일단 뭔가를 하나 해낸것 같고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제가 무슨 에로배우 같은 역할은 절대 아니에요. 우선은 3월에 미국에 가서 월드컵 화보를 찍어요. 그래도 남보다 좋은 기회를 갖게 됐잖아요. 헐리우드에서 레드카펫을 밟는 그날까지 이제 시작하는거죠.
전지은 : 연예계? 아직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험할 거 같아요. 하지만 그걸 감당하고 힘들지만 이겨낼때 제가 좀더 성숙해지지 않겠어요? 슈퍼모델 대회도 나가본적 있어요. 전 TV를 보다가 패션쇼 같은데서 모델들이 바쁘게 옷갈아입고 분장하고 무대위에 서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무엇보다 내가 여러사람한테 우선 인정받을 공인된 대회가 필요했어요. 노출이요? 필요에 의해서나 모델로서 하는 것이라면 당연히 도전해보겠죠.
문지혜 : 전 춤추는 것을 좋아해서 나중에 가수나 전문 댄서, 안무가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일단 뭔가 할수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 몸을 던져보자는 생각을 했고 마침 대회가 있어서 도전해봤지요. 이번 대회는 분명 제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고 생각해요. 일을 하다보면 노출에 신경쓰기보다는 내가 무엇으로 남들과 경쟁해서 좀더 나아 보일 수 있을까? 참신한 이아이디어로 날 경쟁력있게 만들 생각이에요. 배슬기 씨의 복고댄스 보세요. 결국 색다른 아이디어 싸움인거 같아요.
이성관은 어때요??
문지혜 :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남자가 좋아요. 전 사실 제가 남자를 리드하는 편이에요. 내숭보다는 털털한 성격이라 남자 친구들하고도 편하게 잘지내죠. 연하는 글쎄? 고려해봐야겠지만 자기일 열심히하는 유머스러운 남자면 딱이죠.
전지은 : 우선 연예인 남자친구는 싫어요. 한사람을 진득하게 만나는 편이에요. 남녀관계도 5:5 공평하길 바라죠. 만일 제가 연예인으로 활동하는데 누군가 사귄다면요, 전 당당하게 남자친구를 공개하겠어요. 숨길게 뭐가 있겠어요. 단 남자친구가 동의 하면요.
이파니 : 내말에 잘 귀기울여 주는 사람이라면 좋겠어요. 평소 제 얘기를 잘 들어주다가도 제가 잘못하면 따끔하게 혼내주는 그런 남자 였으면 좋겠는데요. 연하에 대해서는 글쎄요.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는데요. 호호호.
꿈꾸는 성공이 이뤄진다면 누구에게 가장 인정받고 싶나요?
이파니 : 성공은 긍정적인 사고에서 나온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데요. 언제나 제게 힘이 되주시는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요. 아무래도 가장 격려와 걱정을 많이 해주시는 분이기도 하니까요. 두번째는 대중들에게 그리고 세번째는 헤어진 전 남자친구에게요. 왜냐구요? 두고보자는 거겠죠. 호호호.
전지은 :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요. 아버지는 처음에 제가 비행기 승무원이 되길 원하셨어요. 그래서 울기도 하셨죠. 그런 아버지를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아요. 뒷처지는 꼬리보다 앞서가는 머리가 되자는 생각으로 차근 차근 노력할 거에요.
문지혜 : 목표를 위해 꾸준히 그리고 알차게 달려가서 숨쉬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요.
이제 갓 스무살을 넘긴 미녀 삼총사는 성공만을 위해 내달리지는 않겠단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성공이 아니라 성공을 위해 준비해 나가는 과정에서부터 차근차근 꼼꼼히 계단을 오르듯 서두르지 않겠다고 입을 모았다. 세명모두 자신의 꿈을 이룰때까지 서로가 좋은 조언자요 동료이자 경쟁자가 될 것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