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고속철,5분만 늦으면 전액환불''''

철도청,고속철도 보상규정, 개통초기 연발착 빚어지자 뒤늦게 손봐


개통 첫날부터 기계고장으로 연착을 거듭하는 고속철도(KTX)의 요금반납체계가 외국의 사례와 비교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KTX를 운행 중인 철도청은 당초''''고속철이 도착 예정시간보다 50분 이상 늦을 경우 현장에서 요금을 반납받을 경우 열차표에 명기된 가격의 25%를, 혼잡한 시간을 피해 나중에 와 반납을 요구하는 승객에게는 30%를 반납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청도청의 이런 요금체계는 기존의 무궁화호나 새마을호의 지연배상료규정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철도청은 그러나 개통직후 연발착 사고가 잇따르자 보상 기준을 뒤늦게 강화, 고속열차가 예정시간보다 25분 늦게 도착할 경우 요금의 25%를 50분 이상 늦을 경우에는 요금의 절반을, 또 2시간 이상 도착이 지연될 경우에는 요금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렇지만 우리와 같이 고속철을 운영하는 외국의 사례와 비교할 때 이런 요금체계가 지나치게 철도청의 편의에 따라 설정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스페인은 5분만 늦으면 전액 환불

우리와 같이 프랑스 TGV기술을 이용, 고속철을 운영하고 있는 스페인의 경우 도착예정시간보다 5분 이상 늦으면 요금을 전액 환불해주고 있다.


스페인 고속철도 아베


스페인은 새라는 이름의 ''''AVE''라는 고속철을 운영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낙후된 남부 안달루시아지방과 수도 마드리드를 연결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일본 국철인 JR외에도 여러종류의 민영철도가 운영되고 있고 지연배상료기준도 다양하지만 대체로 100% 환불제를유지하고 있다.

일본 민철인 TJB의 경우 특급열차와 급행열차인 신칸센열차가 예정시간보다 2시간 이상 지연될 경우 요금을 100% 돌려주고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설계사무소에 근무하는 미겔 사르멘테로씨는 ''''고속철을 이용할 경우 내 돈을 내고 다닌 적은 없고 대부분 회사일 때문에 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유럽의 경우 고속철이 각광을 받는 이유가 비행기에 비해 탑승수속이 간편해 시간이 절감되기 때문이고 교외에 위치한 공항과는 달리 시내에 있는 역에서 타고 내려 처음 가는 도시라도 길 찾기가 쉽기 때문이다.

일본도 100% 환불제를 유지하는 나라로서 고속철의 경우에는 100% 환불제를, 일반 열차는 부분환불제를 실시하고 있다.

선진국,"운영체계 개선"통해 적자폭 줄여, 승객 부담 덜해

이런 운영체계를 유지하다보면 적자가 생길 수 있지 않겠냐는 의문이 나고 있지만 각 나라마다 자체 운영체계를 이용, 적자폭도 줄이고 있어 승객들의 부담은 우리에 비해 훨씬 덜하다.

일본의 경우 같은 신칸센이라도 등급을 나눠 특급인 ''''노조미'''', 급행인 ''''히카리'''' 그리고 보통편인 ''''고다마''''로 나눠져 서로 다른 속도와 요금체계를 유지한다.

스페인은 이런 문제를 철저한 기술력과 자체점검으로 극복하고 있다. AVE의 경우 개통된지 10년이 지났지만 연착을 한 경우는 단 2번 뿐이다.

관광대국인 스페인은 아예 AVE를 국가의 자랑거리로 부상시키고 있다. 스페인 왕실이 결혼식을 여는 세비야 대성당에 국왕부처가 자녀들 결혼식에 갈 때는 항상 AVE를 이용하고 있고 비록 이웃나라 프랑스의 기술로 지어진 철도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국민들의 주목을 끌어 기술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하게 하고 있다.

스페인 고속철도 아베


독일의 경우도 지난해 10월 고속철인 ICE의 지연배상료 관련 규정을 대폭 완화해 승객들이 손해를 보는 일이 없게 했고 이런 과정에서 생기는 적자는 별도의 철도연기금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고속철이 각 주를 통과하며 주에서 자체로 운영하는 주 철도와 요금체계가 엇물리고 있지만 이 문제를 철도연금을 통해 해결한다. 즉, 지난 1998년 독일 에셰데에서 벌어진 ICE탈선사고의 경우 사상자들에게 지급할 엄청난 금액의 배상금으로 곤란을 겪었지만 연기금이 이를 대신해 곤경에서 벗어났다.

선진국의 이런 합리적인 요금체계에 비해 고속철 요금과 지연배상료제도가 기존 철도와 비슷하고 연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고속철을 개통했다는 사실은 빛을 바라게 될 것이다.

CBS노컷뉴스 이서규기자 wangsob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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