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 채용·지원금 횡령'' 사학비리 뺨치는 어린이집 비리

성북구 某 어린이집, 친딸 내세워 市 지원금 1천만원 ''꿀꺽''… 구청 감사도 거부

어린이
서울 성북구의 한 구립 어린이집 이사장이 서류를 조작해 정부지원금을 유용하고 공금을 개인적으로 쓰는 등온갖 비리를 저질러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이사장은 비리를 알고 있는 원장과 보육교사를폭력교사로 몰아 사직을 강요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허위 프로그램으로 구청 지원금 받아 사용

서울 성북구 길음동에서 구립 어린이집을 위탁 운영하는 모 교육법인 강모 이사장.

강 이사장은 지난해 8월 이 어린이집에서 ''보육시설 자원봉사자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며 시청으로부터 천만 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하지만 확인결과 이 프로그램은 처음부터 날조된 것이었다.

강씨는 지원금을 빼돌리기 위해 경험도 없는 자신의 딸을 강사로 내세우는가 하면 서류와 사진자료 등도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한 보육교사는 "2급 보육교사인 강 이사장의 딸이 강의를 했었고 강습생으로 보육 교사들이 동원됐다"며 "이런 가짜 강의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모 교육 잡지에 보내 실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어린이집 공금으로 지인들에게 명절 선물을 보내고 손님을 접대하는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 게다가 강 이사장은 자신의 딸과 공모해 부정을 알고 있는 보육교사를 폭력 교사로 몰아 사직을 강요하기까지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한 보육교사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응급에 실려 가기도 했고 원래 6명이던 보육교사 가운데 3명이 그만둔 상태다.

하지만 강 이사장은 이런 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또 서울시와 성북구청이 실시하고 있는 특별감사에도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이렇게 어린이집에서 1년동안이나 각종 비리가 계속됐는데도 해당구청은 학부모들의 조사 요구를 묵살한 채 별다른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증거가 없다는 게 이유였는데 문제가 커지자 뒤늦게 특별감사에 나섰다.

구청 ''모르쇠'' 회피...두달넘게 학부모 요청 묵살

강 이사장의 비리의혹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것은 지난해 12월. 강 이사장이 제기한 폭력교사 문제를 학부모들이 자체 조사하는과정에서 드러났다.

조사결과 강 이사장은 자신의 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비리를 알고 있던 교사들을 폭력교사로 몰았던 것이다.

학부모과 민주노동당 성북구위원회 등은 이런 사실을 구청에 알렸고 위탁업체 교체를 요구했다. 그러나 구청은 두달이 넘게 학부모들의 요구를 묵살한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왔다.

구청 관계자는 "이러한 사실을 몰랐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하지만 사태가 커지자 지난 13일 뒤늦게 특별감사에 들어갔다.

현재 성북구에서 운영되고 있는 보육 시설만도 260여 곳. 하지만 이들 시설을 관리하고 보육문제를 총괄하는 구청 직원은 단 6명에 불과하다보니 일년에 한번 있는 정기 감사 실시도 벅찬 실정이다.

특히 보육업무가 여성부에서 지방자치단체로 위임된 뒤 업무량이 늘어나면서 자영보다는 위탁 보육시설이 증가하고 있어 위탁업체의 횡포와 비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 어린이집 원장의은 "교육자로서 마음이 좋지 않다. 직영 시설들을 많이들 부러워한다"며 "위탁운영 시설에서는 위탁체가 왕"이라고 말했다.

관계기관들이 인력부족을 이유로 관리, 감독을 게을리하고 있는 사이 사학비리를 연상케 하는 각종 비리의혹들이 어린이집에서까지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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