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방 안으로 들어서자 카운터 오른쪽 벽면에 ''''쏘우2'''' 등 국내 미개봉 영화와 ''''무극'''', ''''게이샤의 추억'''' 등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영화포스터 수십 장이 붙여 있었다.
''''포스터가 있는 모든 작품은 이 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가능하냐고요. 다 알잖아요.'''' DVD방 직원의 대답은 거침없다.
이 곳에 마련된 10여개의 방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인근 DVD방 한 업주는 ''''영화 등을 불법 다운로드 해 사용하는 DVD방은 동성로 일대에만 3곳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달서구 본리동 한 성인 PC방. 밀실처럼 꾸며져 있다.
한 눈에 다 보이지 않을 만큼 많은 동영상 폴더들이 바탕화면에 깔려 있었다. 폴더 안에는 300여 편이 넘는 음란물 동영상과 성인방송이 시리즈 별로 저장돼 있었다.
인터넷을 통해 개인간 은밀하게 주고받던 DVD, 음반 등 불법 복제물들이 상업화의 물결을 타고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은밀한 유통은 끝, 수면 위에 오른 불법복제
CJ엔터테인먼트 따르면 지난해 불법 영화파일 이용자 수는 1천만명에 이른다. 국민 4명 중 1명꼴로 불법 복제 영화를 본 셈이다.
저작권보호센터에 따르면 지난한 해 불법복제 음반, 비디오 등을 불법 복제해 오프라인을 통해 유통하다 적발된 건수는 3천452건. 온라인은 3만6천972건이나 된다. 이중 규모가 크거나 상습적일 경우 이뤄지는 형사고발 조치는 오프라인 546건(15%), 온라인 802건(2%)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영화업계가 입은 손실액은 2003년 1천200억원, 2004년 2천222억원, 지난해 2천800억원(추산)이 넘는다고 한국영상협회와 영화진흥위원회측은 주장했다. 이는 지난 2004년 한국 영화 전체 제작비 규모인 3천400억원에 버금가는 규모다.
◆범법 부추기는 무지와 허술한 법망
전문가들은 저작권에 대한 네티즌들의 무지와 무감각, 그리고 돈만 벌면 된다는 업자들의 상술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영화 수입∙제작사로부터 저작권 고소대행 업무를 위임받아 ''''영파라치(불법 파일 유포자를 적발, 신고하는 사람)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씨네티즌''''에 따르면 불법영화를 다운받는 네티즌 상당수가 저작권에 대한 잘못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상인들이 불법 복제 제품을 찾는 이유는 구하기 쉬울 뿐 아니라 경제적 이윤이 높기 때문이다.
인터넷 공유폴더에서 100원 정도면 영화 한 프로를 다운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정품DVD를 구입할 경우 2~3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 또 불법 복제 음반도 1천원 미만의 투자로 4~5천 가량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불법복제 제품의 유통이 만연하고 있지만 관계 법령 미비 등으로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저작권은 피해 당사자가 처벌을 원해야 처벌이 이뤄지는 ''''친고죄''''로 돼 있어 적극적인 적발이 어렵다.
최근 2년 동안 대구지방경찰청이 적발한 불법복제 판매건수는 45건이 전부이며, 일선 구청은 자유업이라는 이유로 PC방과 DVD방에 대한 단속조차 벌이지 않고 있다.
또 지난해 4월 문을 연 문화관광부 산하 저작권보호센터도 수도권을 중심으로만 활동하고 있어 지역에는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법무법인 ''''일송''''의 김재철 변호사는 ''''불법 복제의 경우 기술적인 방법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며 ''''행정기관의 지속적인 단속과 함께 ''''영파라치'''' 등 다른 네티즌에 의한 감시체계를 병행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