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도날 씹기'' ''총기난사'' …뮤직비디오 폭력성 도넘었다

일부 뮤직비디오, 총기 난사 · 자살은 예사 · 면도날 씹기 장면까지 잔혹한 장면 잇따라

버블시스터즈
과도한 폭력, 총기 난사, 자살…. 최근 가수 뮤직비디오의 잔혹함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평균 5~10분 분량으로 제작하는 관행을 깨고 30분 이상으로 만든 뒤 ''대작'' 혹은 ''한 편의 영화''란 수식어를 붙이고 있는 이 뮤직비디오들에는 하나 같이 과도한 총기 사용과 짙은 폭력신이 담겨있다.


오랜만에 새 음반을 발표한 가수 장혜진의 ''마주치지 말자''는 그 중 ''수위''가 가장 높다.

영화배우 김윤진과 전미선이 주연을 맡은 이 뮤직비디오는 미국 영화 ''델마와 루이스'' 풍의 로드무비. 부당한 현실을 거부한 두 여자가 각각의 손에 총 한 자루를 쥐고 악랄한 남자들을 처단하는 내용이다. 40분 분량으로 제작비만 1억 5천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무작위로 총을 난사하거나 이유 없이 서로를 폭행하는 장면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끝내 주인공들이 자살하는 것도 회의적이다.

드라마라면 감히 표현할 수 없는 잔인한 장면이 다수 담겼지만 음악전문 케이블 TV와 지상파 방송 심의는 모두 통과한 상태. ''마주치지 말자'' 뮤직비디오의 한 제작관계자는 "지상파는 1분, 케이블 TV는 6분 20초 분량으로 편집했다"면서 "케이블 방영 분에는 총기 사용 장면이 수록됐지만 심의는 통과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여성그룹 버블시스터즈의 뮤직비디오도 크게 다르지 않다.

2집 타이틀곡 ''사랑 먼지'' 뮤직비디오 주인공 재희는 총으로 머리를 쏘아 자살한다. 피가 낭자한 이 장면은 결국 케이블 방송사들로부터 삭제, 재편집을 요구받았다.

30분 분량의 KCM의 뮤직비디오는 앞 선 두 편 보다 수위는 낮지만 총기 사용, 폭력신은 어김없이 나온다.

교실에서 ''면도날''을 씹는 충격적인 장면이 등장하는 이승기의 ''하기 힘든 말'' 뮤직비디오도 과격하긴 마찬가지. 청순한 매력으로 사랑받는 남상미가 바로 면도날을 씹는 여고생을 출연해 보는 이의 충격을 가중시킨다.

느슨한 심의와 재제로 표현의 자유 누려

이 뮤직비디오는 김윤진, 재희, 김흥수, 남상미 등 인기 스타를 등장시켜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좀 더 깊게 들여다보면 영화와 드라마의 틈새에서 심의와 재제가 다소 느슨한 뮤직비디오 특성상 폭넓은 표현의 자유를 누리고 있는 것. 때문에 드라마라면 상상할 수 없는 총기 난사 장면 등을 큰 무리없이 담을 수 있었다.

''마주치지 말자''와 ''사랑 먼지''를 연출한 손정환 감독은 "짧은 시간 안에 이야기를 끌고 나가려면 자극적인 소재가 필요한 건 어쩔 수 없다"고 밝혔다. 뮤직비디오 매체 특성상 내용 전달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란 설명이다.

특히 ''마주치지 말자'' 표현 수위가 높은 것을 두고는 "장혜진씨는 ''디바'' 이미지가 강하고 5년 만에 새 음반을 발표한 것이라 니키타같은 여전사 분위기를 뮤직비디오 안에 담고 싶었다"며 제작 의도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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