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명 ''쿨병''으로 알려진 이 병은 파푸아뉴기니의 고산지대에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질환으로 다른 사람의 고기를 먹는 식인풍습을 통해 전염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병은 증상이 수족이 떨리고 기억력이 감퇴되는 등 광우병과 유사하다. 파푸아뉴기니에서는 1950년대까지 식인풍습이 이어졌는데 전문가들은 이런 식인풍습이 병을 확산시킨 주범으로 보고 있다.
현지에서는 사람이 숨지면 장례식때 사망자의 시신을 나눠 먹어야 영혼이 좋은 곳으로 간다는 민간신앙이 있어 시신을 잘라 바나나잎에 싸 불에 구워먹곤 했다.
그 뒤 1950년대 중반 이 지역을 장악한 호주정부가 식인금지법을 제정하면서 오늘날에는 식인풍습이 사라졌지만 지금도 이 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1년에 1~2명씩 나오고 있다.
40년간 이 병을 연구중인 호주의 커튼경과 마이클 앨퍼스박사는 "약 50년간 이 병으로 수천명이 숨졌는데 특히 어린이와 여성들이 많이 희생됐다"며 "이는 여성들과 어린이들이 사체의 내장과 뇌를 주로 먹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광우병 역시 주로 뇌나 내장, 뼈를 먹으면 걸리기 쉽다.
커튼은 "지난 1957년 이후 사망한 환자 2500명을 분석해본 결과 사망자의 80%가 성인여성이고 18%가 어린이였다"고 밝혔다.
식인풍습이 완전히 사라진 1960년 이후에도 환자는 계속 발생했는데 전문가들은 광우병처럼 이 질환도 잠복기가 길어 식인풍습이 있을 당시 병에 걸린 사람들이 시간을 두고 서서히 숨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 병은 전염률도 높아 장례식에서 죽은 사람을 함께 먹은 사람 20명 가운데 15명이 숨진 일도 있다.
학자들은 이 병의 잠복기가 5~50년은 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광우병의 잠복기의 절반에 불과하다. 이런 차이에 대해 커튼은 그러나 "동물실험을 통해 알아본 결과 사람과 사람이 아닌 동물의 고기를 사람이 먹으면 유전자가 서로 다른 이종결합이 돼 잠복기가 2배로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광우병에 걸린 소는 지난 1986년 영국에서 처음 발견됐고 1995년에는 쇠고기를 먹은 사람이 이 병으로 처음 숨졌다.
연구진은 "이 질환을 잘 관찰하면 광우병의 정체와 치료법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CBS노컷뉴스 이서규기자 wangsobang@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