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검 강력부(나병훈 부장검사)는 1998년 중국에서 필로폰 6㎏을 밀반입한 혐의(향정신성 의약품 관리법 위반)로 부산 최대 필로폰 밀수조직 '영도식구파' 총책 박모(72) 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박 씨는 '영도식구파' 조직원 등 공범 9명과 함께 1997년 11월부터 5개월동안 운동화 밑창에 숨겨서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는 수법으로 8차례에 걸쳐 필로폰 6㎏을 중국에서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들이 들여온 필로폰 6kg은 시가 200억원 상당, 2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었고, 검찰에 검거될 당시 대부분을 국내에 유통시켜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바 있다.
박 씨를 제외한 나머지 공범 9명은 1998년부터 1년에 걸쳐 검찰에 의해 구속기소돼 징역 3년 6월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으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008년 출소한 마약공급책 서모(66) 씨는 1년 만에 다시 중국에서 필로폰 밀수로 체포돼 징역 8년을 선고받고 현재 형을 살고 있다.
또 다른 공급책 이모(48) 씨는 당시 징역 6년을 선고받고 2004년 출소했다가 지난해 필로폰 밀거래로 중국 공안당국에 체포돼 사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중국으로 출국했다가 밀항으로 국내로 다시 들어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왔다.
부산지검은 공범들의 재판기록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박 씨에 대한 공소시효(15년)가 오는 11월 15일로 확인됨에 따라 다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재수사에 나섰다.
형사소송법상 공소시효는 범인이 해외로 도피한 기간과 공범들이 기소된 이후 재판이 확정되는 기간은 정지된다.
하지만, 광주와 전남에서 재건축 아파트와 시골 빈집, 공사현장 등에서 은신해 온 박 씨는 지난해 4월 공소시효 15년이 지난 것으로 착각했다.
그는 수사기관이 자신을 추적하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광주시에 여권발급신청을 했다.
박 씨는 만일을 위해 다른 사람을 보내 여권발급을 신청하고 대포폰을 신청서에 기재하는 등 용의주도함을 보였으나 결국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