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교황 음성, 온라인으로 다시 듣는다

바티칸 방송국, 교황 녹음 자료 디지털화

바티칸 라디오 방송국이 보관해온 교황에 관한 녹음자료를 디지털화함으로써 일반인들이 온라인으로 1884년 이후 역대 교황의 육성을 들을 수 있게 됐다고 교황청이 1일(현지시간) 밝혔다.

8천개가 넘는 녹음 테이프를 디지털화한 것은 오는 27일로 예정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요한 23세의 합동 시성식 준비 작업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온라인으로 역대 교황의 육성을 들을 수 있게 돼 교황이 우리와 함께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바티칸 라디오 방송국은 1931년 교황 피우스(비오) 11세 때 설립된 이후 교황의 음성을 녹음한 테이프 보관해 왔다.

특히 1884년 교황 레오 13세가 주교들에게 보낸 회칙을 딕터폰(구술 축음기)으로 녹음한 자료도 보유하고 있다.

'교황의 목소리'라는 타이틀의 디지털 아카이브 가운데는 1939년 8월 2차 세계대전이 터지기 직전 교황 피우스 12세가 "위험이 임박했으나 아직 시간은 있다. 평화와 함께 하면 잃을게 없으나 전쟁이 나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호소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교황 요한 23세가 1962년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군중들에게 행한 즉흥 연설에서 "집에 가서 자녀들을 안아주고 키스하면서 교황이 해주는 것이라고 말해 달라"고 한 녹음 내용도 들을 수 있다.

교황 바오로 6세가 1978년 5월 당시 알도 모로 이탈리아 수상이 테러조직에 납치돼 살해된 후 안타까운 심정을 밝힌 내용도 관심을 끈다.

가장 최근의 자료는 지난해 교황 베네딕트 16세의 사임 연설로 "이 땅에서의 마지막 순례 단계를 시작하는 순례자의 길을 갈 것"이라는 육성을 직접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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