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 가속화

기지 370개 중 290개 폐쇄…병력도 67% 감축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철수가 빨라지기 시작했다고 군사 전문지 아미타임스(AT)가 1일 보도했다.

신문은 아프간 주둔 다국적군의 최고사령부 격인 국제보안지원군합동사령부(ISAFJC) 작전참모부장 다이넬 오도노휴 해병대 준장의 말을 빌려 지난달 1일 현재 아프간 전역의 미군 기지 370개 가운데 290개가 폐쇄됐다고 전했다.

오도노휴 준장은 또 2011년에 최고 10만 명 규모였던 아프간 주둔 미군 병력은 현재 67%가 줄어든 3만3천 명가량이라면서 이런 감축 작업은 연중 꾸준히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주둔중인 미군도 지원 역할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군 철수가 중단된 상태이지만, 기지 폐쇄 작업은 계속 진행 중"이라면서 오는 8월 1일까지 54개를 폐쇄하고, 10월 말까지는 27개 만 잔류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또 구체적인 병력 감축 비율 계획과 관련해서도 8월 1일까지 15%를, 다시 10월 31일까지 20%를 추가로 각각 줄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주둔 군사력을 감축하면서 관할권을 아프간 정부에 이양하는 단계"라면서 "미군의 역할은 전투 임무에서 벗어나 아프간군에 대한 훈련과 자문 쪽으로 바뀔 것이며, 그 경우 아프간군이 일선에서 전투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정부는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이 상호 안보협정에 서명하지 않은 것을 이유로 아프간 주둔 미군의 연내 완전 철수를 추진 중이다.


아프간 정부는 지난해 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주둔군 철수 이후 테러 방지와 아프간군 훈련 등을 위해 일부 미군 병력을 잔류시킨다는 내용의 협정에 합의했다. 그러나 카르자이 대통령은 미군의 민가 공급 즉각 중지 등을 추가로 미국에 요구하면서 협정 서명을 미뤄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아프간에서는 오는 5일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가 열린다. 대선에는 외무장관 출신으로 야당 연합체 '아프가니스탄 국민연합'(NCA) 후보인 압둘라 압둘라, 재무장관을 지낸 아슈라프 가니 등 8명의 후보가 카르자이 이후 권좌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는 상황이다.

아프간 반정부 저항 조직 탈레반도 이번 선거를 좌절시키려고 방해 공작에 여념이 없다. 탈레반은 특히 지난달 2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본부를 공격하는 등 수도 카불에 대한 공격을 잇달아 감행해 시민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AP통신은 미 국방부를 인용, 지난 3월 중 아프간 주둔 미군 가운데 한 명도 전사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월간 단위로 미군 전사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2007년 1월 이후 처음이다.

국방부는 지난해 아프간 주둔 미군 전사자 수는 132명으로 2012년의 313명과 2011년의 415명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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