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의 신인 센터 김종규가 영광의 계보를 이어가려고 한다. "KBL을 한 번 뒤집어보겠다"는 당찬 포부와 함께 LG 유니폼을 입은 김종규는 데뷔 첫 시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겠다는 각오다.
LG는 2일 오후 창원 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울산 모비스와의 1차전을 시작으로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나선다.
상대는 만만치 않다. '디펜딩 챔피언'이다. 단기전에 매우 강하다. 명장 유재학 감독의 지휘 아래 선수들은 조직적인 플레이로 똘똘 뭉쳐있다.
김종규가 맞서야 할 상대도 강하다. 다재다능한 '빅맨' 함지훈이 반대편 골밑에 버티고 있다.
김종규는 지난 1일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함지훈과의 매치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데뷔 시즌에 우승을 차지한 '빅맨' 계보에 대한 질문이었지만 김종규는 함지훈의 이름을 언급했다.
2009-2010시즌 통합 MVP를 차지했던 함지훈의 벽을 넘지 못하면 계보를 이어가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김종규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워낙 기술이 좋고 내가 배울 점이 많은 선배다. 경기를 하면서 계속 배워야 할 것 같지만, 한 경기당 10점 이하로 막고 싶다"며 선배의 기량을 인정하면서도 지고 싶지 않다는 속내를 당당하게 밝혔다.
함지훈은 서울 SK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평균 13.0점, 6.3리바운드, 3.8어시스트, 3.8스틸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김종규가 제시한 기준 10점은 그냥 던진 말이 아니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모비스는 4강에서 함지훈이 두자리수 득점을 올린 3경기에서만 승리를 챙겼다.
김종규의 포스트시즌 활약도 굉장했다. 김종규는 부산 KT와의 4강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평균 12.3점, 6.7리바운드, 1.3블록슛을 기록했다.
김종규가 LG를 이끌어가는 핵심 선수라고 보기는 어렵다. 본인도 "좋은 형들이 많아서 내 역할만 잘하면 충분히 우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LG 입단 때부터 동료들은 돕는 역할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함지훈은 포스트업의 절대 강자다. 김종규가 힘으로 맞서기에는 버거운 상대다. 중거리슛도 갖춰 막아야 할 범위가 넓다. 게다가 김종규는 자신의 매치업 상대은 물론이고 골밑을 파고드는 상대 선수를 견제해야 하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굳게 믿고 있다.
과제가 많다. 김종규는 거룩한 프로농구의 '빅맨' 계보를 이어나갈 자격이 있는가를 스스로 증명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