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주가 웃었다! 삼성화재는 춤췄다

챔프 3차전 맹활약에 삼성화재 90분 만에 완승

삼성화재는 천안 원정에서 치른 현대캐피탈과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리베로 이강주의 안정된 리시브 덕에 세트 스코어 3-0의 쉬운 승리를 챙겼다.(자료사진=KOVO)
"4차전에도 꼭 불러주세요."

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NH농협 2013~2014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을 3-0으로 마친 삼성화재 리베로 이강주의 얼굴은 오랜만에 환하게 웃고 있었다.

1차전의 완패에 이은 2차전의 역전승. 그리고 3차전의 완벽한 승리까지 삼성화재의 희비는 이강주의 활약 여부에 결정됐다.

1차전에는 이강주가 시도한 28번의 리시브에서 정확했던 것은 고작 12회. 50%에도 미치지 못했다. 2차전에는 리시브 46회 가운데 24개를 정확하게 받았다. 50%를 갓 넘겼다.

하지만 3차전에서는 완전히 살아났다. 이 경기서 이강주는 31차례의 리시브 가운데 18차례나 정확하게 받았다. 58%의 리시브 정확도에 이 공을 받아 토스하는 세터 유광우도, 공을 때리는 레오와 박철우도 다 같이 웃을 수 있었다.


경기가 끝난 뒤 수훈선수 인터뷰에 나선 이강주는 얼떨떨한 모습이었다. 먼저 인터뷰를 마친 신치용 감독이 인터뷰장을 빠져나갈 때까지 눈치를 보는 그는 자신의 맹활약을 쉽게 믿지 못하는 듯했다.

"아직 경기가 끝난 것이 아니니까 마지막 경기까지 잘해서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싹 씻고 싶다"는 이강주는 "오늘 경기는 초반에 실수가 나오지 않아서 편하게 경기했다. 처음부터 감이 좋았다"고 말했다.

신치용 감독도 "오늘 경기는 리시브가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강주가 리시브를 상당히 잘했다"면서 "리시브가 안정되니까 광우도 레오도 다 잘할 수 있었다"고 리베로 이강주의 활약에 엄지를 치켜들었다.

2005~2006시즌 프로 데뷔 후 처음 경험하는 챔피언결정전. 자신의 우상인 '월드 리베로' 여오현(현대캐피탈)의 빈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물론, 맞대결까지 펼쳐야 하는 이강주는 지난 1차전부터 경기 전에 빠짐없이 청심환을 챙겨 먹었다. 긴장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그만의 방법이었다.

청심환의 효과를 묻자 "잘 모르겠다"고 멋쩍게 웃은 이강주는 "대전에서 경기할 때는 긴장이 많이 돼서 발이 잘 안 떨어졌는데 천안에 오니까 더 이상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긴장이라는 것이 잘되면 도움이 되는데 올 시즌은 안 좋은 긴장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4차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밖에는 더 할 말이 없다"고 스스로 인터뷰를 마무리한 이강주는 "4차전에도 꼭 불러달라. 그때는 다 털어놓겠다"는 말로 통합우승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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