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 팬들의 눈은 은퇴식을 치르는 블라드미르 게레로(39)에게 쏠렸다.
게레로는 메이저리그를 주름 잡았던 강타자다. 배팅 장갑을 끼지 않고, 맨손으로 방망이를 휘두르면서 통산 타율 3할1푼8리, 홈런 449개를 때렸다.
게레로는 1996년 몬트리올 엑스포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04년 LA 에인절스의 전신 애너하임 에인절스로 이적했다. 2010년 텍사스 레인저스, 2011년 볼티모어 오리올스, 독립리그 등을 거쳐 지난해 7월 은퇴했다. 가장 오래 뛰었던 팀은 몬트리올이지만, 연고지를 워싱턴으로 옮기면서 에인절스가 게레로의 은퇴식을 치러줬다.
특히 에인절스는 은퇴식을 위해 게레로와 1일 계약을 맺었다. 에인절스 소속으로 은퇴식을 치러주는 배려였다.
게레로는 현역 시절 등번호인 27번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올라 시구를 했다.
그런데 황당한 상황이 발생했다. 게레로의 시구를 받기 위해 홈플레이트 뒤에 앉은 돈 베일러 타격 코치가 공을 받다 다리가 부러졌다. 게레로의 시구를 제대로 받기 위해 움직이는 과정에서 다리가 꺾인 것. 게레로가 웃으면서 홈플레이트로 달려갔지만,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결국 베일러 코치는 부축을 받아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베일러 코치의 황당 부상 장면 보러가기
AP통신에 따르면 베일러 코치는 곧바로 UCI 메디컬 센터로 옮겨졌고, 2일 수술대에 오를 예정이다. 베일러 코치는 콜로라도 로키스의 초대 감독으로 1995년 내셔널리그 감독상을 수상했고, 2000년에는 시카고 컵스에서 통산 500승을 달성하기도 한 명장이다. 에인절스에는 지난해 10월 타격 코치로 합류했다.
베일러 코치 입장에서는 게레로의 은퇴식에 기분 좋게 나섰다가 황당 부상을 당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