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도 높은 감정선, 농익은 연기, 40대 여우(女優)들의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세월을 잊은 미모, 빼어난 연기력 외에 이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특히 과거의 이력과 현재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대세가 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뚜렷해진다.
◈ "나, 미스코리아 나갔던 여자야"
고현정, 오현경, 김성령, 김남주, 염정아...40대 여배우 주류인 미스코리아 출신이다. 오연수와 채시라, 이미연은 미스 롯데, 하희라와 신애라는 미스 해태로 선발돼 연예 활동을 시작했다. 이미 젊은 시절 미모를 인정받았던 셈이다.
이들은 80년대부터 90년대까지 봇물을 이뤘던 미인대회를 통해 연예계 데뷔했고 현재까지 뛰어난 자기관리로 당시 미모를 유지하고 있다.
◈ 뛰어난 자기관리
40대 여배우들이 주목받는 이유 중에서 뛰어난 자기관리를 빼놓을 수 없다.
과거 미인대회 출신들은 지금의 아이돌 출신들과 비견될 만큼 연기력 논란과 자질 논란에 시달려 왔다. 드라마, 예능 등 브라운관을 종횡무진 했지만 "눈요깃거리"는 비아냥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비판을 뒤집은 것 역시 지금의 40대 여배우들이었다.
뿐만 아니라 외모를 가꾸는 노력도 꾸준하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일단 작품에 돌입하면 무서울 정도로 관리에 들어간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나이를 먹으면 귀찮은 마음에 트렌드를 놓아 버리기 마련인데, 지금의 40대 여배우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 작품, 가리지 않는다
다양한 장르와 배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점도 공통점으로 꼽힌다.
김희애는 최근 19살 연하 유아인과 파격적인 로맨스를 소화하며 JTBC '밀회'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김혜수는 KBS '직장의 신'에서 용의주도한 미스김을 연기하며 지난해 연기대상을 거머쥐었고, 김성령은 영화 '표적'에서 액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KBS '왕가네 식구들'에서 철부지 연기를 선보인 오현경은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다"며 "뭘 가리겠냐"고 배역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참 좋은 시절'에 출연 중인 김지호는 "계속해서 도전하는 40대 여배우들을 보면서 나도 이것저것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서로에게 긍정적인 자극제가 되고 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