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구제금융 졸업 앞두고 정치불안 악재

'연정 붕괴·조기총선' 가능성…야당 지지율 1위

그리스가 올해는 6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구제금융을 졸업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고질적 악재인 정치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리스 연립정부는 31일(현지시간) 구제금융 이행조건인 일괄 개혁법안을 처리하면서 의석 1석을 잃어 의석 수는 전체 300석 가운데 152석으로 줄었다.

이는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가 법안에 반대한 신민당 의원 1명을 탈당시켰기 때문이다.

이날 표결에는 연정에 참여한 사회당(PASOK) 소속 의원 2명도 찬성표를 던지지 않아 연정의 앞날을 어둡게 했다.

사회당 당수인 아벤겔로스 베니젤로스 부총리는 일단 연정을 유지하기 위해 이들 의원을 출당시키는 대신 거친 언사로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것으로 일단락했다.

연정 붕괴 우려는 지난해 공영방송 폐쇄를 계기로 불거진 이후 대외채권단과 합의한 개혁 법안들을 처리할 때마다 제기됐다.

그러나 현지 일간지 카티메리니는 이번 우려는 5월 유럽의회 선거를 앞뒀다는 점에서 종전보다 심각할 수 있다며 5월에 조기총선이 치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최신 설문조사 결과 제1야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지지율이 여당을 앞섰다. 지난 20일 펄스가 시행한 조사에서 시리자는 19%로 신민당보다 2%포인트 높았다.

카티메리니는 최근 국제 금융시장이 그리스 국채와 은행의 채권 발행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정치불안 요소는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과소평가에는 시리자와 신민당 간 지지율 차이가 작고 '올리브나무연대'로 불리는 사회당과 중도좌파 정당 연합의 지지율이 높아서 연정이 내년 대선까지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다.

또 구제금융에 반대한 시리자가 집권하더라도 현실적으로 개혁정책을 크게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리스 국채 10년물 금리는 2012년 초까지 30%를 넘어섰지만 지난달부터 4년 만에 처음으로 6%대에 진입했고 최대 은행인 피레우스가 지난 18일 발행한 무보증 선순위채권 입찰에서 경쟁률이 6대 1에 이르는 등 금융시장의 신뢰를 얻고 있다.

그리스 재무부는 지난달 의회에 제출한 국채발행 계획에서 하반기부터 5년 만기 국채 등 중기물을 우선 발행해 자본시장에 복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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