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이 지난 3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NH농협 2013~2014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2차전을 앞두고 리베로 이강주에 내린 명령이다.
정규리그 우승팀 삼성화재는 1차전서 예상하지 못한 0-3 완패를 당했다. 1세트에 상대 주 공격수인 아가메즈가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삼성화재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아가메즈의 부상은 현대캐피탈의 국내 선수들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됐고, 이 덕분에 적지에서 3세트 만에 승리를 챙겼다. 하지만 삼성화재가 예상 밖의 참패를 당한 이유로는 리베로 이강주의 부진이 꼽혔다.
현대캐피탈로 이적한 '월드 리베로' 여오현의 빈자리를 대신하기 위해 친정팀으로 복귀한 이강주지만 첫 챔피언결정전은 생각보다 떨리는 경기였다. 큰 경기를 앞두고 벌겋게 상기되어도 모자랄 얼굴이 과도한 긴장으로 하얗게 질렸다는 것이 신치용 감독의 설명이다.
결국 이강주는 1차전에서 28번의 리시브 가운데 정확하게 공을 받은 것은 12차례에 불과했다. 50%도 못 미쳤다. 리시브가 불안한 상태에서 레오의 공격력은 정규리그의 폭발력에 미치지 못했다.
1차전의 부진에도 신치용 감독의 믿음은 변하지 않았다. 2차전을 앞두고 만난 신치용 감독은 "1차전은 강주뿐 아니라 수비라인이 전부 엉망이었다. 석진욱, 여오현이 없어 스트레스가 상당하다"면서 "강주에게는 '우승해야 한다는 부담을 갖지 말고 네 맘대로 편하게 해라'라고 주문했다. 리시브 정확도 50%만 넘기면 이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감독의 응원 덕분이었을까. 30일 열린 2차전에서 이강주는 초반부터 정확한 리시브로 막강한 공격의 시발점을 만들었다. 결국 이 경기에서 이강주는 1차전(12/28)에 비해 나아진 리시브 정확도(24/46)로 삼성화재의 역전승을 뒷받침했다.
2차전 승리로 여유를 되찾은 신치용 감독은 여전히 리시브에 대한 불안감을 지우지 못했다. "옛날 삼성화재는 안 그렇지만 요즘 삼성화재는 어렵다. 뒷 라인이 안정되지 못해 불안하다. 이번에도 리시브가 팀을 어렵게 했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숙명의 라이벌' 현대캐피탈로 떠난 여오현의 빈자리를 대신할 적임자로 지목한 이강주에 대한 믿음은 변함이 없었다. 신 감독은 "강주가 이 정도 선수는 아닌데 자신감을 못 찾고 있다. 그래도 2세트 고비 잘 넘기고 1승1패로 천안을 가니까 이제 다시 해볼 만하다"고 격려했다.
대전에서 1승1패를 나눠 가진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은 천안으로 무대를 옮겨 4월 1일 유관순체육관에서 챔피언결정 3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