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31일(한국 시각) 샌디에이고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을 3피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삼진도 7개나 잡아내는 쾌투였다. 그러나 1-0으로 앞선 가운데 류현진이 물러난 8회 브라이언 윌슨이 동점 홈런 포함 3실점하며 다저스가 1-3으로 졌다.
아쉬운 것은 류현진이 더 던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점이다. 류현진은 7회까지 투구수가 88개로 많지 않았다. 선발 투수의 한계점을 100개 안팎으로 본다면 한 이닝 정도는 더 막아줄 법도 했다. 류현진도 3회부터 4이닝 연속 삼자 범퇴를 막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결국 발톱 부상이 발목을 잡은 모양새다. 지난 23일 호주 시드니 애리조나와 경기에서 류현진은 승리를 거뒀지만 주루 플레이 도중 오른 엄지 발톱 부상을 당했다. 이후 발톱 절반 정도를 잘라내는 치료를 받았다.
사실 류현진의 등판은 오는 4월 2, 3일 샌디에이고전이 될 전망이었다. 발톱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등 부상을 당하면서 류현진이 미국 본토 개막전에 나서게 됐다. 2선발 잭 그레인키도 아직 완전한 컨디션이 아니었다.
이날 류현진은 7회까지 쾌투를 펼쳤지만 이후 자진 강판을 요청했다. 경기 후 류현진은 "7회 이후 피로를 느꼈고 구속도 1~2마일 떨어졌다"며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류현진은 6회 마지막 직구가 시속 92마일(148km)이었지만 7회는 89마일까지 떨어졌다.
시즌 초반임을 감안하면 체력이 비교적 빨리 떨어진 셈이다. 류현진은 "발톱은 이제 이상이 없다"고 했으나 부상 이후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상황이다.
송재우 메이저리그 전문 해설위원은 "오늘 경기에서 특별히 이상한 점은 느끼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리듬을 잘 타고 있었는데도 내려온 것을 보면 아무래도 발톱이 완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 30경기 등판해 3070개 공을 던졌다. 평균 100개는 던졌던 셈이다. 100개 미만이 6경기에 불과했다. 평소 같으면 이날 더 던졌을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은 지난 23일도 발톱 부상 여파로 5이닝 80개 투구수 만에 내려왔다.
가장 큰 원인은 믿었던 불펜 브라이언 윌슨의 난조였다. 그러나 발톱이라는 작은 변수도 무시하지 못할 원인으로 작용한 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