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통신기업인 보다폰은 케냐에서 탄생한 휴대전화 송금서비스 '엠페사(M-PESA)'를 유럽에 도입하기 위한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고 3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스와힐리어로 모바일 머니를 뜻하는 엠페사는 은행계좌가 없더라도 휴대전화 소유주끼리 휴대전화 계정을 통해 간편하게 송금과 결제가 이뤄지도록 하는 원리다.
엠페사는 2007년 일반인의 은행 접근성이 떨어지는 케냐에서 시작된 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탄자니아와 이집트, 모잠비크 등 인근 아프리카 국가들에도 진출했다.
케냐에서는 1천820만명의 사용자가 시장 물건 구입에서부터 등록금 납부, 비행기표 예약 등 다양한 거래에서 이용된다. 440억 달러(한화 약 47조원) 규모의 케냐 경제의 3분의 1이 엠페사를 통해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엠페사를 기반으로 한 대출과 예금, 보험서비스도 존재한다. 지난 2012년 말 현재 보다폰이 케냐에서 수신한 예금규모는 2억7천만 달러(약 2천879억원)에 달한다.
유럽국가 중 엠페사 서비스가 처음으로 실시될 국가는 은행시스템이 확실하게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루마니아다.
보다폰은 주로 현금만 사용하는 루마니아인들 중 700만명가량이 엠페사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루마니아인 과반수는 휴대전화를 소유하고 있지만, 인구의 3분의 1은 은행 계좌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폰은 루마니아 외에도 다른 동유럽 국가로 엠페사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지만, 서유럽 국가에선 아프리카 이민자가 많은 이탈리아를 제외하고는 1~2년 안에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보다폰은 최근 인도에서도 엠페사 서비스를 실시했다. 현재 100만명이 이용하고 있지만, 모바일결제 시스템에 대한 인도당국의 규제가 완화되면 이용자가 급증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보다폰은 협력관계인 외국 통신업체들을 통해 엠페사의 해외 진출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보다폰이 엠페사를 통해 거둔 수익은 케냐 한 곳에서만 1억4천300만 달러(약 1천525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