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들, 방글라 의류공장 희생자 기금에 출연

월마트, 갭, 칠드런스 플레이스 참여…美 업체로는 처음

미국의 소매 및 의류업체인 월마트, 갭(Gap), 칠드런스 플레이스가 미국 업체로는 처음으로 방글라데시 '란자 플라자' 빌딩 붕괴사고 피해자를 돕기 위한 기금에 기부금을 냈다.

작년 4월에 발생한 붕괴사고로 의류공장 근로자 등 1천100명 이상이 숨졌으며 부상자와 유가족, 실직자를 포함하면 피해자는 4천여명에 달한다.

31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업체들은 방글라데시의 인도적 구호단체인 'BRAC'를 통해 기금을 출연했다.

BRAC는 월마트 등 3개 업체와 계열사로부터 접수한 기부금 220만 달러를 기금에 냈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월마트 재단 및 영국 슈퍼마켓 자회사 '아스다'(Asda)와 함께 BRAC에 300만 달러를 기부했으며 이 가운데 3분의 1이 라나 플라자 희생자를 위한 기금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갭 재단과 칠드런스 플레이스도 각각 50만 달러를 BRAC에 기부했다.

잰 서움웨버 월마트 부사장은 "란자 플라자 빌딩 붕괴사고 당시 그곳에서 의류제품을 생산하지는 않았지만 희생자를 위한 기금에 기부한 것은 방글라데시 공급망(하청업체)의 수준을 향상시키겠다는 오랜 약속을 분명히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월마트와 칠드런스 플레이스는 라나 플라자 빌딩안에 있었던 5개 공장과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노동단체들은 이를 부인하면서 양사에 기부금을 내라는 압력을 가했다.

붕괴 사고후 회수된 문서에 의하면 월마트에 제품을 공급하는 캐나다 업체가 붕괴 사고 전 1년간 월마트에 청바지를 납품하기 위해 라나 플라자 5층에 있는 공장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칠드런스 플레이스도 붕괴 사고가 나기 8개월 전 라나 플라자 내부의 뉴웨이브 공장에서 생산된 12만 파운드가 넘는 의류를 공급받은 사실이 세관 서류에서 드러났다.

갭은 라나 플라자의 의류생산과 무관하다고 NYT는 밝혔다.

갭의 빌 챈들러 대변인은 "라나 플라자 붕괴사고는 정부와 공장 소유주, 개발기구, 노동단체와 소매업체들이 의류공장 근로자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할 필요성을 일깨워 줬다"고 말했다.

전 세계 의류산업의 '공정생산' 운동을 이끌면서 라나 플라자 희생자를 위한 기금 창설을 주도한 유럽 시민단체 '클린클로즈캠페인'(Clean Clothes Campaign)의 아이린 젤든러스트 기획담당자는 기금 목표액 4천만 달러 가운데 약정액이 1천400만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월마트가 피해자 보상기금에 기부한 것은 처음있는 일로 긍정적인 조치다"라고 평가하면서도 "세계 최대 소매업체가 낸 기부금으로는 너무 적기 때문에 기부가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란자 플라자 희생자 기금에 기부금을 낸 업체에는 스페인 백화점 체인 엘 꼬르테 잉글레스, 스페인 패션기업 인디텍스, 캐나다 슈퍼마켓 체인 로블로우(Loblaw), 영국 의류브랜드 프라이마크 등이 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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