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는 31일 "1월에 동남아 여행객에 의한 홍역 환자가 산발적으로 발생했고 2월부터는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영유아를 중심으로 해외유입 바이러스에 의한 전파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지난 28일까지 국내의 홍역 확진 환자는 모두 56명으로, 지난해 전체 환자 107명의 절반을 넘어섰다. 이들 가운데 48명은 해외에서 감염된 후 국내에서 발생했거나 해외에서 유입된 바이러스로 인한 사례였고, 나머지 8명은 감염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홍역 환자가 늘어난 이유는 올 들어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등 동남아지역에 홍역 환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필리핀은 연초부터 지난달 15일까지 3천434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해 전년도 환자 2천400명을 뛰어넘었다.
질병관리본부는 "홍역은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어린이가 환자가 접촉할 경우 95% 이상 감염되는 전염성이 매우 높은 질환"이라며 "생후 12∼15개월, 만 4∼6세에 각각 한 번씩 MMR(홍역·유행선이하선염·풍진) 예방접종을 꼭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올해 국내 환자 가운데 61%는 아직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고, 23%는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등 대부분 미접종자가 감염됐다.
박옥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장은 "우리나라는 95% 이상의 홍역 예방접종률을 유지하고 있어 대규모 유행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소규모 환자 발생은 지속될 수 있다"며 "일정에 맞춰 예방접종을 받고, 해외여행객의 경우 감염 예방에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