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는 '도쿄와 서울은 비난(sniping)을 멈춰야 한다'는 제목의 31일(현지시간)자 사설에서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를 둘러싼 양국의 대립을 두고 "둘 다 유치한 측면이 있다"며 양비론을 펼쳤다.
이 신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최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수정하려 한 것을 "어리석고 도발적"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일본은 미국에 한국인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질 때마다 대표단을 보내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일본은 이 문제에서 절대로 동정을 살 수 없으며 역사가 조작됐다고 느껴지더라도 침묵하고 인내할 때를 배워야 한다"고 썼다.
FT는 한국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유치한 게임(silly game)을 하고 있다"고 적었다.
신문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6월 한·중 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에게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의 기념 표지석을 건립해 달라고 요청한 것은 "불필요했다"고 단언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과거 일본강점기 당시 일본군에서 복무하고 이후에도 일본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던 아버지와 거리를 두기를 바라며 이런 욕망이 그의 판단을 흐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FT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중재로 최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린 것이 '놀라운 일'로 받아들여질 정도로 양국 관계가 악화했으며, 이 회담에서도 공동 의제인 북핵 문제에는 실질적인 진전이 거의 없었다고 우려했다.
신문은 아베 총리가 일단 고노담화 수정 의도를 멈추고 박 대통령도 정상회담에 나서는 등 진전이 있긴 하지만 양국 정상이 해야 할 바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양국 정상은 불에 기름을 끼얹을 것이 아니라 논쟁적 사안에서 열기를 식힐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