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집권당 선거 승리에도 정국혼란 지속될 듯

"8월 대선까지 감청 폭로·비리 수사 등 긴장 고조"

터키 건국 이래 최악의 혼란 속에 치러진 선거로 평가되는 지방선거가 집권당의 승리로 막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국혼란이 수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됐다.

30일(현지시간) 치러진 선거에서 정의개발당(AKP)은 지난 2009년 지방선거 득표율을 크게 웃도는 압도적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지 언론들은 집권당을 겨냥한 비리사건 수사와 감청자료 폭로 등이 오는 8월 대통령선거 때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간지 휴리예트는 지난해 12월 장관 3명의 아들과 국책은행장 등을 전격적으로 체포한 비리사건 수사의 사법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선거 이후에도 '부패 스캔들'은 계속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터키 의회도 지난해 12월 경질된 장관 4명이 뇌물 등의 혐의를 받고 있어 의회 차원의 조사위원회를 다음 달 출범시킬 예정이다.

지난달부터 연일 폭로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와 가족, 측근 등의 전화를 감청한 자료도 추가로 공개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에르도안 총리는 감청 자료 유출을 막고자 트위터와 유튜브 접속을 차단했으나 법원은 트위터 전면 차단은 위헌이라며 해제하라는 판결을 내렸고 유튜브도 소송이 진행 중이다.

또 에르도안 총리의 정적인 이슬람 사상가 페툴라 귤렌의 지지층이 대거 진출한 검찰과 경찰은 총리와 측근 등을 대상으로 1년 이상 감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르도안 총리는 검찰과 경찰 수천명을 전보와 직위해제시킨 데 이어 최근에는 귤렌 측의 기업체와 언론을 대상으로 보복에 나서 양측의 권력 다툼은 한층 가열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자신감을 얻은 에르도안 총리는 귤렌 측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이날 자정께 선거 승리를 선언하면서 귤렌 측을 겨냥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선거운동 내내 귤렌 측을 '갱단', '정부 내부의 불법 정부' 등이라고 비난하고 "소굴까지 쫓아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아울러 그는 이날 연단에 아들과 함께 나와 감청자료 폭로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지난달 총리의 아들이 총리와 거액의 비자금을 은폐하는 계획을 논의하고, 입찰 대가로 뇌물을 받는 내용 등의 전화 통화를 감청한 파일이 잇따라 유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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